황진성, 아내 한마디가 날 변하게 했다

입력 2012-09-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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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성. 스포츠동아DB

■ 포항의 대세 황진성 ‘반쪽선수 극복기’

“체력 약하다는 말 듣고 왜 안고치나” 충고에
웨이트 훈련에 마인드도 바꿔…싸움닭 변신


‘내가 제일 잘 나가.’

포항 스틸러스와 황진성(28·사진)에게 딱 맞는 말이다. 포항은 5연승으로 4위 수원과 승점은 같고 골 득실에서 1골 뒤진 5위다. 3위 울산과도 불과 3점 차. 포항은 그룹A(1∼8위) 판도를 바꿀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중심에 공격형 미드필더 황진성이 있다. 황진성은 5주 연속 K리그 베스트11에 선정됐다. 말 그대로 대세다.

황진성의 변신은 놀랍다. 그는 늘 ‘반쪽선수’ 오명에 시달렸다. 기술은 좋지만 몸싸움을 싫어하고 체력이 약하다는 평을 들었다. 황진성은 작년에 8월 전까지 6골9도움을 올렸지만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졌다. 8월 이후 시즌 끝날 때까지 1개의 공격포인트도 없었다. 올해는 달라졌다. 8월 이후 4골6도움이다. 여름에 약한 사나이에서 여름의 사나이로 거듭났다.

그는 마인드의 변화를 꼽았다. 황진성은 “예전에는 반쪽선수 말을 듣고도 인정하지 않고 내 스타일만 고집했다. 그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아내 신유리씨가 인터넷 댓글을 보고 ‘체력이 약하다는 말 듣고 왜 안 고치느냐’고 한 게 큰 자극이 됐다. 웨이트트레이닝에 매달렸고 몸에 좋다는 음식은 가리지 않고 먹었다. 언젠가부터 힘이 붙기 시작했고 예전 같으면 몸싸움에서 나가떨어졌을 상대와 붙어도 이제 밀리지 않는다.

플레이 스타일도 바꿨다. 전에는 곱상한 플레이를 했다. 2010년까지 8시즌동안 186경기를 뛰며 파울 246개, 14장 경고를 받았다. 경기 당 파울은 1.32개, 경고는 한 시즌 당 1.75개에 불과했다. 지금은 그라운드의 싸움닭이다. 작년 30경기에서서 58개 파울을 했고 경고를 5장 받았다. 올해는 29경기에서 벌써 파울이 46개, 경고는 6장이다. 팀에서 거칠기로 소문난 수비수 신광훈이 “왜 형이 나보다 경고가 더 많으냐”고 핀잔을 줄 정도.

최전방 공격수 박성호와 호흡도 잘 맞는다. 박성호는 올 초 이적 후 8월까지 1골도 못 넣어 비판을 받다가 최근 진가를 발휘 중이다. 8월 이후 4골3도움. 원 톱 박성호, 바로 아래 황진성 그리고 황지수와 이명주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뒤를 지키는 라인이 자리 잡으며 시너지 효과가 배가됐다. 황진성은 “(박)성호 형이 장신인데도 기술과 패스가 좋다. 2선 침투할 때 논스톱으로 내 주고 이대일로 주고받는 장면이 많아졌고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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