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냐 결승골…울산 “철퇴 대신 닥공”

입력 2012-09-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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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현대 하피냐(맨 왼쪽)가 19일 열린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울산|김민성 기자 marine@donga.com 트위터@bluemarine007

전반 11분만에 선제골…알 힐랄에 1-0
하피냐 후방 마라냥·이근호·김승용 지원
첫판 잡은 울산, 원정 2차전 비겨도 4강


토너먼트 무대에는 숱한 변수가 있다. 지면 끝이라는 절박함 때문에 긴장감은 배가 된다. 2012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라운드에 K리그에서는 유일하게 생존한 울산 현대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울산이 어려운 첫 고비를 넘겼다. 울산은 19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알 힐랄(사우디아라비아)과의 대회 8강 1차전에서 전반 11분 터진 하피냐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이로써 울산은 10월4일(한국시간) 리야드에서 열릴 원정 2차전에서 최소 무승부만 기록해도 4강에 오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챔스리그는 8강부터 원정 다득점 규칙이 적용돼 이날 무실점의 가치는 더욱 컸다.


○위기에서 더 강해지는 울산

상당히 절박했다. 한동안 울산은 올 시즌 3마리 토끼몰이를 꿈꿨다. K리그와 FA컵, 나아가 아시아 정상까지 노렸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이 항상 울산 곁을 지킨 건 아니었다. FA컵 준결승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겨진 경남에 0-3으로 완패했다. 홈에서의 완패로 충격이 더했다. K리그도 3위를 달리지만 선두 서울과 격차가 승점 11이나 되기에 역전 우승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울산 김호곤 감독은 “FA컵 탈락이 특히 아쉽다. 내년 시즌 챔스리그 티켓을 쉽게 얻을 기회를 마다하고 이젠 멀리 돌아가야 한다”며 씁쓸해했다.

역설적으로 방향이 명쾌해졌다. 챔스리그에 선수단 운용의 최우선권이 주어진다. 전 대회 타이틀을 바라본 6월만 해도 울산 벤치는 스케줄 관리에 애를 먹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원정에서 치아 부상을 당한 이근호를 주말 K리그 경기에서 제외한 것도 같은 맥락이었다.

다행히 결정이 옳았음이 스코어로 증명됐다. 2006년 대회 4강 진출이 역대 최고 성과였던 울산은 올 시즌 반드시 아시아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로 똘똘 뭉친 상황이다.

알 힐랄전에서는 역습에 기반을 둔 ‘철퇴 축구’보다는 ‘닥공(닥치고 공격) 축구’를 들고 나왔다. 전방에만 무려 4명의 공격수들이 기용됐다. 원 톱 하피냐의 뒤를 마라냥이 받쳤고, 좌우에 이근호와 김승용이 포진했다. 상대 왼쪽 측면에서 볼을 가로챈 이근호가 지체 없이 문전 한복판으로 패스했고, 하피냐가 이를 마무리했다. 이근호는 이 대회 4호 도움을, 하피냐는 첫 득점을 했다.

“상대 분석은 완전히 끝났다. 우승에 대한 선수들의 열망도 크다”던 김 감독의 각오는 기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울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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