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민. 스포츠동아DB
“특훈시키며 기회 줬는데 부응 못해”
김 전 감독 떠나자 부상 불펜 신세
김시진 전 감독은 넥센을 떠나면서 애증이 섞인 말들을 남겼다. 올 시즌 자신이 꾸준하게 기회를 준 젊은 선발투수들이 2∼3년 뒤 성장한 모습을 밖에서라도 보면 기분이 좋을 것 같다고도 했다. 김 감독이 말한 젊은 투수들은 김영민(25·사진), 강윤구(22), 장효훈(25), 한현희(19) 등이다.
이들 중 김영민은 김 전 감독과 아주 각별한 인연을 갖고 있다. 김 전 감독이 넥센의 전신 현대에서 투수코치를 맡았을 때부터 두 사람은 사제의 정을 나눴다. 그래서인지 김 전 감독은 김영민을 더 혹독하게 다뤘다.
김 전 감독은 이번 시즌 중반 김영민을 선발진에 합류시켰다. 빠른 볼을 지니고 있음에도 유망주에 머물렀던 그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김 전 감독은 김영민을 직접 관리하기도 했다. 한 여름에 겨울 점퍼를 입고 러닝을 하도록 지시하는 등 채찍을 가했다. 그러나 김영민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김 전 감독이 떠난 직후 김영민은 허리근육통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졌다. 부상에서 벗어나면 당분간 불펜에서 대기한다. 19일 잠실 LG전에 앞서 가볍게 몸만 푼 그는 이래저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김영민은 “오늘 오전에 인터넷을 통해 감독님이 인터뷰 하신 내용을 봤는데 너무 죄송했다. ‘밖에서 어린 친구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면 좋을 것 같다’는 내용을 보고 더 마음이 아팠다. 감독님이 중간에 그만두신 게 내 탓인 것 같다”며 고개를 숙였다.
잠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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