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탄생] 인천구장 난동 부른 김성근 감독의 ‘입’

입력 2012-10-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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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타자’ 고(故) 장효조. 한국프로야구 역사를 장식한 최고의 타자였지만 가을잔치에서는 외야수로 여러 번 자존심을 구겼다. 그러나 1986년 10월 17일은 그의 날이었다. 삼성-OB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로 폭발했다. 스포츠동아DB

10월 17일…프로야구 역사속 오늘

1989년 “볼 판정 때문에 졌다” 발언 파문
1986년 가을에 약한 장효조 징크스 탈출
1999년 끝내기포 “호세 호세 젊어서 호세”


고(故) 장효조.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였지만, 가을잔치에선 여러 번 자존심을 구겼다. 1984년 롯데와의 한국시리즈(KS) 7차전 때는 7회 수비 때 한문연에게 반격의 빌미를 주는 3루타를 만들어줬다. 그 다음 정영기의 안타도 빗맞은 타구를 장효조가 따라가지 못한 탓이었다. 1987년 해태와의 KS 1차전 때도 김성한의 플라이 타구 수비를 놓고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빼어난 외야수는 아니었던 장효조에게 따라다니는 업보다. 그런 장효조가 플레이오프(PO)에서 홈런으로 자존심을 되살렸다. 1986년 10월 17일 삼성-OB의 PO 5차전. 삼성이 성준∼권영호(2회)의 계투로 OB 타선을 3실점으로 막았다. OB는 박노준∼김진욱∼황태환∼윤석환∼최일언∼계형철로 맞섰으나 13안타를 터뜨린 삼성이 7-3으로 압승했다. 4차전까지 부진했던 장효조는 5차전에는 1번타자로 나서 3회 좌월 2루타, 7회 홈런, 9회 중전안타 등 5타수 3안타로 폭발했다.


○김성근 감독의 발언이 부른 인천구장의 난동

1989년 10월 17일 해태-태평양의 PO 3차전. 시즌 도중 태평양이 지면 소란스럽던 인천구장에서 이날 또 관중 소란이 발생했다. 양 팀 응원단 사이에 병이 날아다니는 등 격렬했다. 3루 안전망에는 이틀 전 벌어진 2차전 판정에 항의해 ‘○○○는 자폭하라’는 현수막까지 나붙었다. 2차전 0-1 패배 후 볼 판정 때문에 졌다고 한 태평양 김성근 감독의 발언이 도화선이 됐다. 이 모든 어수선한 상황을 끝낸 것은 해태 선동열의 피칭이었다. 4회 무사 2루서 조기에 등판한 선동열은 첫 타자 이광길을 1루 땅볼로 잡아낸 뒤 김동기를 시작으로 8연속타자 탈삼진 행진을 벌였다. 이는 아직까지도 포스트시즌 사상 최고 기록이다. 선동열은 이날 6이닝 동안 22타자를 상대해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롯데를 살린 호세의 바로 그 홈런

1999년 10월 17일 삼성-롯데의 PO 5차전.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몰렸던 롯데가 ‘검은 갈매기’ 호세의 끝내기 3점홈런으로 기사회생했다. 롯데가 3-5로 뒤진 9회말 1사 1·2루서 호세가 삼성 마무리 임창용의 4구째 바깥쪽 공을 외야 우중간 펜스 너머로 날려보냈다. 사직 관중은 그 순간 “호세 호세 젊어서 호세”를 외치며 기적을 자축했다. 롯데는 결국 6·7차전까지 잡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bga.com 트위터 @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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