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핫이슈] ‘1+1’작전, 삼성은 울고 SK는 웃었다

입력 2012-10-3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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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KS는 ‘두 번째 투수’ 싸움에서 희비가 갈리고 있다. SK는 송은범을 불펜으로 돌리면서 3·4차전을 잡을 수 있었다. 29일 4차전 6회초 선발 김광현(왼쪽)에 이어 송은범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1+1’작전 어느팀이 먹혔나?


3차전 차우찬·4차전 고든 뼈아픈 실점
‘절대 에이스’ 없는 아킬레스건 노출돼

SK는 경험·담력의 송은범카드 대성공
지친 선발진 받쳐 주고 삼성 반격 저지


마트에 가면 최고 인기 상품은 절대 ‘1+1’ 행사를 하지 않는다. 2등 제품, 또는 재고가 많은 제품에 한해 2개가 하나로 합쳐 진열대에 오른다. 삼성이 올해 한국시리즈(KS)를 앞두고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1+1 전략’을 꺼내들자 전력이 두터운 강팀의 여유로 바라보는 시선이 많았다. 선발투수 뒤에 또 다른 선발급 롱릴리프가 대기해 경기 초반 위기를 막고 불펜에 리드를 넘기거나, 역전을 노리는 전술로 해석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절대 에이스가 없는 삼성의 아킬레스건이 숨어있었다.

1·2차전에서처럼 타선이 펑펑 터질 때는 치명적 약점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SK 타선이 특유의 저력으로 몰아붙인 3·4차전에서 삼성의 ‘+1’은 허무하게 무너졌다.

반대로 SK는 팔꿈치 통증 때문에 길게 던지기 어려워도 경험과 담력을 갖춘 송은범을 선발에 이은 키플레이어로 활용해 시리즈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선발진을 포함한 마운드 전체의 힘이 떨어져 급히 찾은 대안이었지만, 가장 중요할 때 삼성의 반격을 저지했다.

올 시즌 삼성은 장원삼 17승, 탈보트 14승, 배영수 12승에 고든 11승까지 10승 선발투수를 4명이나 배출했다. 외형만 보면 선발도 투수왕국이다. 그러나 대부분 방어율이 3점대 후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에이스는 아니었다.

‘1+1 선발’을 염두에 뒀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1’ 자원들의 부진으로 고민에 빠져있다. 류 감독이 ‘+1’의 핵심으로 기대했던 차우찬이 28일 3차전 4회말 SK 박진만에게 홈런을 맞은 뒤 아쉬워하고 있다. 문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28일 3차전에서 삼성은 6-3으로 앞선 4회말 선발 배영수에 이어 차우찬을 투입했다. 배영수가 계속 안타를 맞자 확실히 승리를 지키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차우찬은 4타자에게 홈런과 안타를 맞고 2점을 내줬고, 대역전극의 빌미를 제공했다. 29일 4차전에서도 또 한명의 ‘+1 요원’ 고든이 7회말 1-4로 벌어지는 뼈아픈 실점으로 불펜에 더 큰 출혈을 불렀다.

반면 SK는 3차전에서 5-7로 뒤진 5회초 과감히 송은범을 투입했고, 그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사이 대역전극을 썼다. 4차전에서도 3-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위기가 오자 송은범을 마운드에 올려 실점을 최소화하며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5차전 이후) 같은 상황이 와도 차우찬과 고든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선발이 좀더 길게 던지고 안지만까지 바통을 넘겨주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고 말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송은범이 중간에 들어가면 박희수∼정우람으로 이어질 때까지 가장 순서가 맞는 것 같아 투입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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