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호. 스포츠동아DB
“어쩔 수 없죠. 괜찮아요.”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는 담담했다. 오히려 “아직 젊으니까 언젠가 기회가 오겠죠”라며 씩씩하게 말했다.
올 시즌 홈런(31), 타점(105), 장타율(0.591)의 3관왕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박병호(26·넥센)가 12일 발표된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예비 명단에서 탈락했다. 1루수 요원으로 이승엽(36·삼성), 김태균(30·한화), 이대호(30·오릭스)가 포진해 그의 이름이 빠지고 말았다. 박병호는 “솔직히 국가대표로 나가 보고는 싶었지만, 내가 뽑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네임밸류나 경력 등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부족하지 않나. 그래서 섭섭하기보다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삼성)은 12일 전화통화에서 박병호를 제외한 데 대해 “올해 홈런왕도 차지하고 MVP에도 올랐지만 1루수를 4명이나 뽑을 수는 없었다. 1루수는 사실 2명이면 되지만 워낙 좋은 타자들이 많아 3명까지 선발했다. 1명은 1루수, 1명은 지명타자, 1명은 대타로 돌려쓸 수 있다. 경험이나 무게감 등을 따졌을 때 박병호가 아쉽게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박병호는 국가대표 탈락을 오히려 자신을 채찍질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이달 초부터 매일 목동구장으로 출근해 웨이트트레이닝을 포함해 몸을 만들고 있는 그는 “올해는 다 잊었다. 내년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지금부터 쉴 수가 없다”며 “내년에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다음 WBC 대회 때는 꼭 태극마크를 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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