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야구계 때 아닌 SNS 주의보
유명 야구선수 사칭 페이스북 등 개설
깜박 속은 팬들과 질의응답까지 ‘황당’
두산 이용찬·LG 임찬규 등 피해 속출
“컴퓨터만 하는 줄 오해하겠네” 쓴웃음
오프시즌 프로야구 선수들 사이에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피해자’가 연이어 나타나고 있다. 빗나간 ‘팬심’이 애꿎은 피해자를 만들어내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는 두산 투수 이용찬은 얼마 전 지인으로부터 “누가 페이스북에서 너를 사칭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정체불명의 인물이 페이스북에서 ‘두산 이용찬’으로 계정을 만들어 사진도 올려놓고 그인 양 행동하고 있었던 것. 이용찬은 곧바로 구단에 이 사실을 알렸고, 두산은 홈페이지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이용찬 선수를 사칭한 페이스북이 개설돼 있습니다. 이용찬 선수는 페이스북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팬 여러분들께선 피해가 없도록 유의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공지했다. 이용찬은 26일 “좋은 의도건 나쁜 의도건, 누가 나를 사칭해서 나처럼 행동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불쾌하다. 귀국하면 곧바로 (사이버수사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 임찬규 역시 최근 페이스북에서 자신을 사칭한 한 팬 때문에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임찬규도 지인으로부터 “페이스북 친구 신청을 했는데, 난 왜 안 받아주느냐”는 항의성 전화를 받고서야 자신의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이 운용되고 있음을 뒤늦게 알았다. 임찬규는 “난 페이스북을 잘 하지도 못하고, 보지도 않는다”며 “얘기를 들어보니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놓고, 마치 나인 양 팬들이 질문을 하면 답변도 했다고 하더라. 처음엔 기가 차고 많이 화가 났다”고 말했다.
제26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11월 28일∼12월 2일·대만 타이중)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허리 통증으로 아쉽게 태극마크를 반납한 임찬규는 “그렇잖아도 몸에 탈이 나 마음이 무거운데, 누가 보면 재활도 안 하고 만날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것으로 오해할지도 모르겠다”며 쓴 웃음을 지은 뒤 “야구선수로서 임찬규를 좋아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것은 좋지만 왜곡된 사랑 때문에 선수들이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SNS는 팬들과 스타들을 하나로 묶고, 소통하도록 돕는 순기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일부 팬들의 몰지각한 사칭 행위로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SNS의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기승을 부리면서 연예인을 비롯한 유명인을 사칭하는 범죄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오프시즌 프로야구계에도 때 아닌 ‘SNS 주의보’가 발령된 분위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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