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산타·예능산타, 골 보다 빛난 ‘폭소탄 세리머니’

입력 2012-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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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축구 10주년을 기념하는 케이크의 촛불을 끄고 있는 모습. 왼쪽부터 김용대, 최용수 , 홍명보, 오재석. 잠실실내체육관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화살코·출산·노래 세리머니…축제 경연장
전·현직스타 몸개그에 1만 2000여 팬 열광

패배한 희망팀 홍명보감독 ‘꽃거지’로 변신


“축구통한 나눔, K리그 인기로 연결” 바람도

올 해 마지막 축구 잔치는 재미와 감동이었다. 전·현직 스타들의 현란한 몸 개그(?)와 열정은 1만2000여 팬들의 갈채를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16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과 함께 하는 셰어 더 드림 풋볼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홍명보장학재단이 주최한 자선경기는 희망과 사랑이 넘쳐흘렀다. 어느새 10주년이 된 이날 행사는 순간순간이 볼거리였다.

희망팀 구자명(오른쪽)이 골을 넣고 사랑팀 골키퍼 김병지에게 큰절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잠실실내체육관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박건하 코치(오른쪽)가 득점 후 말춤 세리머니를 요청했지만 최용수 감독이 외면. 잠실실내체육관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홍명보 감독이 꽃거지 세리머니를 펼치며 활짝 웃고 있다. 잠실실내체육관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유쾌-상쾌-통쾌

사랑팀(감독 최용수)과 희망팀(감독 홍명보)으로 나눠 치른 본 게임부터 달랐다. 런던올림픽 동메달 주역들이 20분씩 전, 후반을 진행했다. 휘슬이 울리고 50여 초 만에 첫 골이 터졌다. 사랑팀 송진형(제주)이었다. 그는 최용수 감독을 향해 난데없이 웃통을 젖혔다. 제자의 초콜릿 복근을 보고는 난처해진 최 감독은 힘없이 발차기만 할 뿐. 올 여름 K리그 올스타전에서 최 감독이 선보인 ‘뱃살텔리’ 세리머니의 완결판이었다. 희망팀 오재석(감바 오사카)은 골을 넣고는 개그맨 서경석의 화살(코)에 맞고 쓰러지는 포즈를 취했다. 또 공을 유니폼 상의에 넣고 출산하는 모션을 취한 희망팀 김민우(사간도스), 축구 유망주에서 가수로 변신한 구자명의 노래 열창 세리머니 등은 백미였다. 후반에는 사랑팀의 안정환(K리그 명예홍보팀장)이 “살찐 마라도나”라는 새 닉네임과 함께 등장한 뒤 반지키스를 선보였다. 8-7 사랑 팀의 승리. 최우수선수(MVP)는 희망팀 김영권(광저우)이 받았다. 패배의 대가는 혹독했다. 홍 감독은 ‘꽃거지 분장’으로 웃음을 줬다. 올림픽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펼친 이벤트 경기(15분)도 후끈했다. 특히 단체 슬라이딩 세리머니 때 정성룡(수원) 홀로 엎어졌다가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희망팀 선수들이 출산 세리머니를 하는 모습. 잠실실내체육관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자선축구 벌써 10년

자선경기가 시작된 지 벌써 10년이 흘렀다. 물론 쉽지 않았다. 홍명보 재단이사장도 “솔직히 10년 동안 계속되리라 생각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축구를 통한 나눔’이라는 취지로 시작돼 호응도 많았지만 실행에 옮기는 건 어려웠다. 최근에는 스폰서 확보부터 난항이었다. 불경기에 선뜻 후원의 뜻을 전하는 기업은 적었다. 하지만 홍 이사장은 포기하지 않았고, 여기까지 왔다. 그는 “축구인이 사회를 위해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인식을 심어준데 만족한다. 계속 사회 환원 활동을 하겠다. 이런 노력이 축구 인기로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꾸준히 행사에 참석해온 김병지도 “이 행사로 많은 어린이들이 혜택을 보고, 건강을 되찾았다.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행사인 만큼 주변에서 더 관심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했다. 나눔의 실천으로 훈훈한 연말이다.

잠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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