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주역들 “자만? 우린 아직 배고프다”

입력 2012-1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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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개그콘서트’는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이으며 올해에도 큰 사랑을 받았다. 예능은 물론 가요계까지 영역을 넓히며 전방위로 활약한 인기 코너 ‘용감한 녀석들’의 박성광, 정태호, 신보라(왼쪽부터). 사진제공|KBS

■ KBS 개그맨들 ‘돌아본 2012년’

김대희 “헝그리 정신 부족 지적 억울”
서수민 CP “코너폐지만이 정답 아냐”
“김준호 연예대상 받았으면” 한목소리

“우리는 여전히 배고프다.”

한 해 동안 많은 유행어를 탄생시키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은 KBS 2TV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의 주역들이 ‘다작’과 ‘풍년’에도 ‘배고픔’을 호소했다.

이들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연구동에서 진행된 ‘개콘’ 연습실에서 ‘홈커밍데이’ 행사를 펼쳤다. 박성호, 김준현, 김원효, 정태호, 신보라 등 ‘개콘’을 이끈 개그맨들이 모여 한 해를 돌이키는 자리였다. 한 해를 돌아보며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는 이들의 표정은 상기됐고, 또 다른 열의를 품고 있었다.

최고참인 김대희는 최근 ‘개콘’에 ‘헝그리 정신’이 부족해졌다는 지적에 대해 항변하고 나섰다. 그는 “개그맨들이 인기가 높아지고 CF와 방송 활동이 많아지면서 예전에 비해 나태해졌다는 평가가 많다고 들었다”며 “조금 억울하다. 여전히 개그맨들에게는 ‘개콘’이 1순위이고,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아직 배고프다”고 말했다.

‘개콘’의 수장 서수민 CP(책임프로듀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 보였다. ‘개콘’이 하반기 들어 게스트와 PPL의 과용으로 개그에 힘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무게를 더했다. 서 CP는 “게스트의 숫자나 출연 시간은 과거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시청자가 그렇게 느끼는 건 각 코너가 고르게 두각을 보인 예전에 비해 힘이 약해졌기 때문일 것이다”며 “내년 1월부터는 재정비할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너를 빨리 폐지하는 것만이 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일희일비하지 않고 재미를 좀 더 보강해 코너가 진화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상대책위원회’와 ‘네가지’, ‘생활의 발견’과 ‘용감한 녀석들’로 데뷔후 최고의 사랑을 받은 김준현과 신보라에게도 올해는 특별했다. 이들은 “정말 감사한 한해였다. 평생 해보지 못할 것들을 경험했다”며 동료 개그맨들과 시청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22일 열리는 2012 KBS 연예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신경전도 뜨거웠다. 특히 올해 최고의 코너상을 두고 ‘네가지’의 김기열, ‘거지의 품격’의 허경환, ‘용감한 녀석들’의 정태호, ‘어르신’ 김원효가 “코너상을 꼭 받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허경환은 “개인상도 좋지만 아무래도 코너상이 가장 뿌듯할 것 같다”며 내심 수상을 기대했다.

후배들은 선배 김준호가 연예대상을 수상하길 바란다며 입을 모았다. 김준호는 올해 ‘개콘’과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 ‘인간의 조건’, ‘해피투게더 시즌 3’ 등에서 맹활약했다. 김대희는 “2003년 ‘갈갈이’ 박준형 선배가 대상을 받은 후 ‘개콘’에서 연예대상을 받은 사람이 없다. 김준호가 그 뒤를 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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