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봉의 THE INTERVIEW] 박병호 “올해도 거침없는 스윙! 역대 6번째 40홈런 쏠겁니다”

입력 2013-0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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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박병호. 스포츠동아DB

■ 홈런왕·MVP 거머쥔 2012년 최고의 선수, 넥센 박병호

승엽형이 인정해준 내 와일드 스윙법
자신감 생겨 올해엔 더 과감하게 쾅!

홈런왕 예상 라이벌요?
최형우 김태균 이승엽 김상현과 5파전
선배님들, 한번 제대로 붙어봅시다!

넥센 박병호(27)가 40홈런에 도전한다.

그는 2012년 최고의 선수다. 꿈에 그리던 홈런왕에 등극했고, 정규시즌 최우수 선수(MVP)를 거머쥐었다. 이승엽(삼성)과 김태균(한화)을 제치고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도 차지했다. 올해 그는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한다. 40홈런과 2년 연속 홈런왕이다. 한 시즌 40홈런을 때린 국내 타자는 역대로 5명밖에 없다. 장종훈(은퇴·한화 코치), 이승엽, 심정수(은퇴), 박경완(SK), 이대호(오릭스)만이 40홈런을 날렸다. 2년 연속 홈런왕도 2000년대 들어선 이승엽밖에 없다. 프로야구 31년을 통틀어서도 이만수(은퇴·SK 감독), 김성한(은퇴·한화 수석코치), 장종훈까지 4명뿐이다. 2012년보다 더 강력한 2013년의 박병호를 기대한다. 그에게는 확인되지 않은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


● 딴 세상을 산 것 같아요!


-2012년의 모든 일을 축하한다. 정말 소원 풀었다.

“감사합니다. 정말 한 해 동안 딴 세상을 산 것 같아요.”


-시상식이 많았다. 어떤 기분이 들었나?

“신기했어요. 모든 감독님들에게 축하를 받고, 정말 꿈꾸는 기분이었죠. 김성근 감독님(고양 원더스)에게도 칭찬을 받았고요. ‘내게도 이런 일이 일어나는구나’, 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연습벌레인데, 훈련할 시간이 모자랐겠다.

“틈틈이 했어요. 시상식 다니면서 ‘내년에 좀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죠. 2012년 성적에 취하면 안 되니까요. 제게 축하를 해주신 많은 분들을 실망시켜드리고 싶지는 않아요.”


-2013년은 어떨까? 40홈런 쳐야 하는 것 아니야?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자신감이 많이 생겼거든요. 2011년 후반기 넥센으로 오면서 계속 좋아지고 있으니까요. 근데 40홈런, 어떻게 아셨어요?”


-항상 넌 30홈런, 다음 40홈런, 다음 50홈런이 꿈이잖아.

“네, 맞아요. 40홈런이 목표죠.”


-‘2년생 징크스’를 이야기 하는 사람도 있다.

“2년생 징크스는 없었잖아요. 제가 생각하는 저의 2년째는 2012년이에요. 2011년 후반기에 풀타임으로 뛰면서 12홈런을 쳤죠. 지난해가 사실 걱정이 되긴 했는데, 예상 못한 홈런왕이 됐고요. 잘 이겨냈다고 생각합니다.”


● 40홈런-2년 연속 홈런왕!


-올해 목표를 40홈런으로 잡았다.

“계속 도전해야죠. 잘 아시겠지만, 제 꿈은 40홈런을 넘어 언젠가 50홈런을 치는 겁니다.”


-올해는 견제도 많을 텐데.

“두렵지 않고요. 작년처럼 거침없이 스윙할 겁니다. 저도 많이 늘었거든요. 자신감도 생겼고, 기술적으로도 많이 좋아졌어요.”


-기술적으로 좋아졌다는 건 무언가?

“몸쪽 공에 약해서 왼팔을 펴지 않고 스윙하는 훈련을 많이 했는데, 효과를 봤고요. 투 스트라이크 이후 오른팔을 놓고 한 손으로 타격하는 점도 좋아졌어요.”


-40홈런 타자는 국내선수 가운데 몇 명 없다.

“50홈런을 때린 이승엽, 심정수 선배가 있고요. 그 뒤로 정말 존경하는 장종훈 코치님, 박경완 선배, 이대호 선배가 있죠. 정말 이름만 들어도 훌륭한 선배님들이시죠.”


-40홈런을 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건 뭘까?

“첫째는 거침없는 스윙이죠. 타석에서 거침없고 와일드하게 스윙하는 게 중요합니다.”


-스스로의 스윙이 거칠다고 생각하는구나.

“네, 맞아요. 제 스윙은 아직 정돈이 덜된 스윙이죠. (2012)시즌 도중에 이승엽 선배님께 큰 힘이 되는 말을 들었어요.”


-어떤 이야기인가?

“이런 말씀을 해주셨어요. ‘병호야! 나도 너처럼 와일드한 스윙을 한 번 해보고 싶다. 나는 너의 그런 스윙이 부럽다.’”


-어떤 생각이 들던가?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홈런타자가 칭찬을 해주신 거예요. 와일드한 내 스윙이 부럽다고요. 여름이었는데, 그날 이후 며칠 동안 그 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어요. ‘병호야! 나는 네 와일드한 스윙이 부럽다.’”


-40홈런 때리면 홈런왕도 되겠다.

“40홈런만 칠 수 있다면 홈런왕 안 돼도 좋죠. 40홈런을 치면서 몇 명이 홈런왕 싸움을 할 수만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 최형우, 김태균, 이승엽, 김상현, 박병호의 5파전!


-박병호가 꼽는 홈런왕 후보는 누구인가?

“이승엽, 김태균, 최형우(삼성), 김상현(KIA) 선배요. 모두 홈런왕을 했고, 30홈런 쳐본 타자들이잖아요.”


-그럼 5파전이네?

“네. 제가 선배들을 꼽는 근거가 있어요.”


-들어보자. 재미있겠다.

“이승엽 선배는 지난해 복귀 부담 때문에 홈런에 치중하지 않으셨죠. 올해는 분명 홈런 개수가 늘어날 겁니다. 김태균 선배는 포커스를 홈런 쪽에 맞춘다면 30홈런은 어렵지 않을 거고요. 최형우 선배는 지난해 부진했지만, 홈런을 칠 수 있는 좋은 스윙을 갖고 있죠. 김상현 선배는 한 번쯤은 폭발할 때가 된 것 같아요. 부상만 없다면 파워는 5명 중 최고니까요.”


-‘투고타저’의 시대다. 40홈런이 나올 수 있을까?

“쉽지 않죠. 외국인투수들의 기량도 뛰어나고, 변화구도 많고, 볼도 빠르고. 하지만 흐름 싸움인 것 같아요. 초반에 홈런레이스가 멋지게 시작된다면 40홈런도 가능하다고 봐요. 그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류현진(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갔으니까, 홈런이 좀더 많이 나오겠죠?”


● 이승엽, 김태균 선배! 또 한번 도전합니다!


-넥센은 올해 어떨까?

“신나는 야구 하겠죠. 점수 많이 내고, 도루도 많이 하고. 팬들에게 즐거움을 듬뿍 줄 수 있는 야구 할 겁니다.”


-4강 가능성은?

“해야죠. 그게 모두의 꿈이니까요. 넥센이 4강 갈 때도 됐잖아요.”


-혹 성적에 대한 부담은 없니?

“전혀요. 전 열심히 하고, 성적은 어떤 결과든 받아들일 겁니다. 40홈런을 칠 수도 있고, 20홈런을 칠 수도 있겠지만, 제가 열심히 한 성적표니까요. 전 긍정적입니다.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지, 걱정을 미리 당겨서 하지는 않아요.”


-WBC에 출전하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겠다.

“조금요. 하지만 모두 저보다 훌륭한 선수들이잖아요. 이승엽 선배, 김태균 선배, 이대호 선배 모두 대한민국의 4번타자들인데요. 전 이승엽 선배나 김태균 선배가 고마워요.”


-왜?

“개인적으로 제게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항상 제가 도전할 수 있는 위치에 계시거든요. 작년 1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으면서 ‘내가 어떻게 이승엽, 김태균을 이겼지?’, 그런 생각을 했거든요. 올해도 두 선배에게 또 한 번 도전하겠습니다.”


박병호는?


▲생년월일=1986년 7월 10일
▲키·몸무게=185cm·97kg(우투우타)
▲출신교=영일초∼영남중∼성남고
▲프로 경력=2005신인드래프트 LG 1차 지명·입단, 2011년 7월 넥센 이적
▲2013년 연봉=2억2000만원
▲2012년 성적=133경기 469타수 136안타(타율 0.290) 31홈런 105타점 76득점 20도루
▲수상경력=2012년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골든글러브(1루수 부문), 홈런·타점·장타율 1위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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