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가전 전시회 '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13(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2013, 이하 CES 2013)'이 현지시각으로 오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다. 이번 CES 2013의 가장 큰 화두는 '선명함'과 '연결성(Connectivity)'이다.
올해로 47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행사에 전세계 48개국의 약 3,000개 이상 기업이 참가해 TV, 스마트폰, 생활가전, 스마트카 등 다양한 첨단 제품을 선보인다.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모뉴엘, 잘만테크, 유진로봇 등 중견기업 64개사가 참가해 자사의 기술을 뽐낸다. 특히, 삼성전자는 전체 참가 기업 가운데 가장 큰 부스를 마련해 명실상부한 CES 간판기업이 됐다.
중국 기업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하이얼, TCL 등 중국 가전 기업은 작년보다 2배 이상 큰 규모로 부스를 마련했으며, 레노버, 화웨이, ZTE 등 정보통신 기업도 최신 스마트폰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다.
기조연설은 퀄컴 폴 제이콥스 회장, 전미가전협회 게리 샤피로 협회장, 파나소닉 쓰가 가스히로 사장,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우남성 사장 등이 맡는다. 삼성전자 경영진이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진대제 전사장, 윤부근 사장에 이어 3번째다. 이번에 전통적으로 CES 기조연설을 맡아왔던 인텔은 참여하지 않는다.
IT 업계의 거인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애플은 이번 CES 2013에 불참한다. MS는 이미 지난해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신 MS의 최신 운영체제 ‘윈도8’을 탑재한 기기는 각 제조사 부스에서 선보인다. 애플은 원래부터 CES에 참여하지 않고 자체 발표회를 통해 신제품을 공개해왔다.
울트라HD TV, 풀HD 스마트폰이 코앞에 성큼
CES 2013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제품은 기존 풀HD(1,920x1,080)의 4배에 이르는 ‘울트라HD(3,840x2,160) TV’, 정보통신 기술을 차에 융합한 ‘스마트카’, 기존 HD급(1,280x720)보다 1.3배 이상 선명한 ‘풀HD 스마트폰’ 세 가지다. LED TV를 대체할 차세대 TV라 불리는 ‘OLED TV’도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
울트라HD TV, 콘텐츠도 다양해져
울트라HD TV의 선두주자는 LG전자다. LG전자는 기존 84인치 울트라HD TV외에도 65인치, 55인치 울트라HD TV를 추가로 선보인다. 점점 커나가고 있는 고화질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55인치 풀HD TV 4대를 이어 붙인 110인치 울트라HD TV를 출품한다. 시중의 울트라HD TV 가운데 가장 크다. 울트라HD TV가 콘텐츠 부족으로 그다지 인기를 끌지 못할 것이라 판단한 기존의 전략을 뒤집은 것이다.
울트라HD TV는 기존 풀HD TV보다 (양 TV의 크기가 같다고 가정할 경우) 4배 더 선명하다. OLED TV가 수율 문제 때문에 양산이 지체되고 있어, 울트라HD TV가 기존 풀HD LED TV를 대체할 차세대 TV로 각광받고 있다.
울트라HD TV의 가장 큰 문제였던 콘텐츠 부족도 하나씩 해결되고 있다. 이 역시 LG전자가 적극적이다. LG전자는 KBS와 함께 울트라HD 해상도로 제작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울트라HD TV의 성패가 콘텐츠에 달려 있음을 직감한 것이다. 이외에도 소니와 NHK가 울트라HD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카도 눈 앞에 다가와
충돌방지, 운전자 졸음 감지, 자동주차 등 누가 들어도 깜짝 놀랄 기능을 갖춘 스마트카가 CES 2013에 등장한다. 기능의 핵심은 ‘인포테인먼트(Information + entertainment)’와 ‘텔레매틱스(Telecommunication + Informatics)’다.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통해 도로의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동승자의 지루함을 달래줄 다양한 오락을 즐길 수 있다. 텔레매틱스 기능은 운전자가 원하는 다양한 정보를 인터넷을 통해 알려준다. 운전 중 사용할 수 없는 손을 대신해 음성인식 및 대화 기능을 핵심 기능으로 선보인다.
현대기아자동차는 CES 2013에 약 112평(370제곱미터) 규모 부스로 참가하며, ‘벨로스터 터보’와 ‘블루스퀘어(HND-6) 콘셉트카’ 등을 전시한다. 블루링크 텔레메틱스 시스템, 대화형 음성인식 시스템, 스마트폰을 통한 차 자동제어 기술, 운전자 얼굴인증 등 다양한 기술도 함께 선보인다. 다만, 얼마 전 발표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AVN(오디오, 비디오, 내비게이션 통합 모듈)’을 시연할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하다.
풀HD 스마트폰을 내 손에
아쉽게도 풀HD 스마트폰은 대만, 중국 제조사들이 앞서있다. HTC는 '원X'의 후속작이자 풀HD 화면을 탑재한 스마트폰 ‘M7’을 CES 2013에서 최초로 공개한다. 이미 지난해 HTC는 11월 ‘드로이드 DNA’라는 세계최초의 풀HD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다. 화웨이는 6.1인치 크기의 패블릿(Phablet, Phone + Tablet) ‘에센드 메이트’를 출품한다. ZTE 또한 ‘그랜드S’라는 이름의 풀HD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이처럼 대만, 중국의 제조사들이 앞서 나가는 이유는 디스플레이 공급처인 샤프, 제팬 디스플레이 등이 풀HD 디스플레이 양산을 끝마쳤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LG전자도 풀HD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한 번의 반격으로 대만, 중국 제조사들의 기세를 단숨에 잠재울 계획이다. LG전자는 미리 공개한 영상을 통해 5.5인치 크기의 풀HD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 풀HD 스마트폰이 ‘옵티머스G2’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올 상반기를 책임질 최고급 스마트폰일 것만은 확실하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4’를 선보일지 베일에 싸여있으나, 갤럭시S4에 탑재할 첨단 기술 부품은 공개할 예정이다. 그 중 하나가 4.9인치 크기의 풀HD 아몰레드 디스플레이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LG전자의 경우 대만, 중국의 제조사와 달리 디스플레이를 계열사로부터 직접 공급받는다. 따라서 대량 생산에 유리하고, 단가도 절감할 수 있다. 외부 사정에 따른 생산 차질도 발생하지 않아, 풀HD 스마트폰 시장 경쟁을 한층 유리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을 전망이다. 이밖에 소니도 ‘엑스페리아Z’, ‘엑스페리아ZL’이라는 풀HD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번 CES 2013에는 OLED TV의 실제 양산품도 공개된다. LG전자가 이번에 공개하는 55인치 OLED TV는 소비자에게 실제로 판매하는 제품이다. 가격은 1,100만 원으로 책정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OLED TV 양산품을 공개할지 여부는 아직 미정이나, 자사 블로그를 통해 차세대 TV를 선보일 것이라고 암시한 점을 감안하면 실제 OLED TV 양산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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