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 “현진아, 롱런하려면 ‘네 폼’ 지켜라!”

입력 2013-01-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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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병현이 빅리그 정복에 나서는 ‘메이저리그 후배’ 류현진(LA 다저스)에게 “중심을 잡고, 스스로 흔들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조언을 건넸다.스포츠동아DB

김병현이 ML 데뷔 앞둔 류현진에게 건네는 조언

외국선수들 따라했다간 부상 일쑤
한국에서 하던 그대로 하라!
야구만 잘하면 주위에서 다 맞춰줘
영어보다 야구 잘하는게 우선이다


“현진아, 흔들리지 말고 네 것을 지켜라.”

넥센 김병현(34)이 메이저리그 데뷔를 앞둔 LA 다저스 류현진(26)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일찌감치 빅리그에 도전해 뚜렷한 족적을 남겼고, 그만큼 시련도 맛봤던 김병현이다. 경험이 생생하게 묻어날 수밖에 없다. 그는 넥센의 2013년 시무식이 열린 7일 목동구장에서 류현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첫 1∼2년만 잘할 게 아니라 롱런하려면 조심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며 차분하게 이유를 설명했다.


○류현진을 향한 조언 “네 폼을 지켜라”

김병현은 지난 시즌 막바지에 넥센 라커룸을 찾은 류현진을 만났다. 류현진에게는 메이저리그행이 ‘꿈’이자 ‘목표’였던 시기다. 김병현은 그때 “절대 새로운 운동을 하지 말고, 한국에서 하던 그대로 하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또 하나, “외국 선수들 폼을 따라하려고 하지 말고 네 폼 그대로 던져라”라고 귀띔했다. 스스로 시행착오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 외국 선수들과 함께 운동하고 동화되면서 나도 모르게 영향을 받아 폼이 좀 변했다. 그게 내게는 안 좋은 폼이라서 부상이 왔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7년간 국내 프로에서 뛰다 미국에 간 류현진은 아마추어 출신들보다 유리한 면이 많다. 김병현도 “현진이는 한국에서 뛰면서 자기 것을 쌓았으니, 그것만 잘 지키면 꾸준히 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영어보다 중요한 게 ‘야구 잘하는 것’

김병현은 미국에서 만난 동료들에게 스스로를 ‘과묵한 소년’으로 소개했다고 한다. 의사소통이 쉽지 않으니 말수가 더 적어져서다. ‘영어’는 최근 류현진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러나 어차피 시간이 필요한 문제. 그렇다면 해결책은 ‘야구’ 하나뿐이다. 김병현은 “사실 야구만 잘 하면 모든 건 주위에서 맞춰준다. 그러나 야구가 잘 안 되는 순간, 아무리 영어를 할 줄 알아도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한때 라커를 2개나 썼던 것도 ‘야구를 잘 할 때’ 가능했던 일. 그가 임창용(시카고 컵스)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말렸던 것도 “몸도 아픈데 좀더 편한 환경에서 재활하는 게 나을 것 같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만큼 ‘환경’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크다는 의미다. 김병현은 “일본의 마쓰자카(다이스케)도 2∼3년은 잘한 후 내리막길을 걷지 않았나”라며 “그래서 더욱 현진이가 롱런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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