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여제 장미란 선수가 10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시청내 실내체육관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장미란이 꽃다발을 받고 미소를 짓고 있다. 고양시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0일 장미란(30·고양시청)의 어머니 이현자(56) 씨는 “딸을 임신했을 때, 과일 따는 꿈을 많이 꿨다”고 밝혔다. 태몽처럼 장미란은 선수로서 풍성한 과실을 맺었다. 이제 그녀는 그 과실을 사회에 돌려줄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중요한 줄기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의 꿈이다. 그간 체육계에선 “장미란이 은퇴 이후 스포츠외교에 공헌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 그러나 본인이 IOC 선수위원을 직접 언급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총 115명의 IOC 위원 중 선수위원은 15명이다. 선수위원 역시 다른 IOC 위원과 동등한 권리를 지닌다. 국제스포츠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국빈의 대우를 받는다. 장미란은 “(장미란)재단을 통해 내 재능을 기부하고 싶다. IOC 선수위원이 되면, 앞으로 더 좋은 조건에서 사회활동들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이 열리는 현장에서 선수들의 투표로 뽑힌다. 임기는 투표 결과에 따라 8년 또는 4년이다. 후보자격은 당해 올림픽 또는 직전 올림픽 참가선수이고, 국가올림픽위원회(NOC)는 단 한명의 후보만 추천할 수 있다. 만약 특정 NOC가 IOC 선수위원을 보유하고 있다면, 그 NOC는 후보를 낼 수 없다. 우리나라에선 문대성(37) 씨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선출된 바 있다. 문 위원의 임기는 8년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10일 “문 위원의 임기는 2016년까지다. 장미란이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남은 기간 장미란은 외국어 공부에도 관심을 쏟으며 새로운 도전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은퇴식을 치르는 그녀는 때마침, 31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열리는 IOC 자크 로게(71·벨기에) 위원장과의 환담에 초대를 받았다. IOC 최고실력자와 IOC 선수위원을 꿈꾸는 장미란의 만남은 더 주목을 받게 됐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