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강→세계 2위→이번엔?

입력 2013-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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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 WBC 도전사

대회마다 숙적 일본과 물고 물리는 명승부 연출


“도대체 이들은 누구인가?(Who are these guys, anyway?)” 2006년 3월, 대한민국 야구대표팀을 향해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렇게 외쳤다. 그야말로 충격. 사상 첫 국가대항야구대회인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코리아의 반란’과 함께 시작됐다.

한국은 아시아 예선라운드에서 대만과 중국을 연이어 꺾고 가볍게 출발했다. 이어진 일본과의 운명 같은 첫 경기. 이승엽이 8회 역전 결승 2점포를 날렸고, 박찬호는 3-2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따냈다. 이진영은 5회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국민우익수’가 됐다. 전승으로 8강 진출. 본선라운드 시작과 함께 멕시코를 넘은 한국은 정상의 빅리거들이 대거 포진한 미국마저 무너뜨렸다. 4회 대타로 나선 최희섭의 쐐기 3점포가 결정적이었다. 일본과 본선에서 다시 만났지만, 0-0으로 팽팽히 맞선 8회 1사 2·3루서 주장 이종범의 2타점 결승타로 4강을 확정했다. 하필 대회 첫 패배를 일본과의 준결승전에서 당한 게 유일한 아쉬움. 김인식 감독은 ‘국민감독’의 호칭을 얻었다.

2009년 3월, 제2회 WBC에 나선 한국대표팀의 평균 연령은 약 27세. ‘역대 최약체’라는 우려가 쏟아졌다. 출발도 암담했다. 예선라운드 첫 경기에서 일본에 7회 콜드게임 패(2-14)를 당했다. 그러나 이틀 후 다시 만난 일본을 1-0으로 눌렀다. 깜짝 선발로 등판해 호투한 봉중근은 ‘의사 봉중근’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한국은 본선라운드에서도 승승장구했다. 다시 만난 일본을 ‘봉 의사’가 또다시 제압하면서 2회 연속 4강이라는 쾌거도 이뤘다. 준결승에선 역시 메이저리거들이 즐비한 베네수엘라에 10-2로 이겼다. 윤석민이 선발 대결에서 완승했고, 추신수가 홈런으로 기를 죽인 덕분이었다. 결승전 상대는 얄궂게도 또다시 일본. 2-3으로 뒤진 9회말 2사 2루서 이범호의 천금같은 동점타가 터졌고, 연장 10회 접전 끝에 3-5로 졌다. 그러나 한국야구는 세계 4강에서 2위로 다시 도약했다. 숱한 명승부를 만들어내며 다시 한번 세계에 그 위력을 떨쳤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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