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1번타자 이용규에 김상현, 나지완, 김원섭. 여기에 FA(프리에이전트) 최대어 김주찬이 합류하면서 KIA 외야는 아주
좁아졌다.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김주찬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1루 수비훈련을 함께 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외야 3자리에 최대 8명 주전경쟁
이용규 외엔 캠프 성과 따라 조정
김주찬 ‘1루 겸업’으로 운영의 묘
최희섭 지명타자 땐 1루수 출격도
한정된 자리에 넘치는 자원,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KIA는 지난해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4년간 총액 50억원을 주고 외야수 김주찬을 영입했다. 빠른 발과 출루 능력을 겸비한 김주찬의 합류는 팀 득점력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김주찬의 가세로 ‘교통정리’의 필요성도 대두됐다. 바로 넘치는 외야 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운용하느냐의 문제다. KIA 외야에는 ‘국가대표 중견수’ 이용규를 비롯해 김상현, 나지완, 김원섭 등이 버티고 있다. 신종길, 최훈락, 이준호 등 ‘1.5군급’ 멤버에 김주찬까지 보태면 외야 3자리를 놓고 최대 8명이 다퉈야 한다. 김상현, 나지완의 경우 지명타자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쓸만한 외야 자원은 넘치고 또 넘친다.
○애리조나에서 김주찬이 1루수 미트를 끼는 까닭은?
애리조나 스프링캠프가 한창인 시점이라 아직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지난해까지 출장 경기수와 팀 내 비중 등을 고려하면 외야 3자리 중 사실상 주전이 결정된 자리는 이용규가 버틴 중견수뿐이라고 할 수 있다. 김주찬, 김상현, 나지완, 김원섭 등 나머지 선수들은 캠프 성과와 시즌 당일의 컨디션에 따라 스타팅 라인업이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나온 게 김주찬의 1루수 겸업. 애리조나 캠프에서 김주찬이 미트를 끼고 1루 수비훈련을 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김주찬은 지난해 롯데에서 외야수로 104게임을 뛰었지만, 1루수로도 9경기에 출장했다.
○김주찬 1루 겸업은 단순한 보험용이 아니다!
1루수 자리에는 중심타선에서 활약해줘야 할 최희섭이 버티고 있다. 김주찬이 애리조나에서 1루수 미트를 끼는 것은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면서 넘치는 외야수를 효율적으로 운용하기 위한 2가지 목적에서다. 때에 따라선 최희섭이 지명타자를 맡고, 김주찬이 1루수로 나설 수도 있다. 김주찬의 1루 수비훈련은 최희섭의 부재를 가정한 단순한 보험용이 아니라 팀 전력 전반의 짜임새를 높이기 위한 카드라는 얘기다. 선동열 감독은 넘치는 외야 자원의 ‘교통정리’에 대해 “쓸 수 있는 가용 자원이 많다는 건 코칭스태프로선 행복한 고민”이라면서도 “이런 경우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선 감독이 말하는 코칭스태프 역할의 핵심이 김주찬의 1루수 겸업이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김주찬의 1루수 겸업은 최희섭에게도 자극이 될 수 있다. KIA 모 코치는 “김주찬의 가세는 단순히 선수 한명이 늘어난 게 아니다. 구단이 돈을 그렇게 많이 투자한 것도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