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스포츠동아DB
WBC 출전 대비 엄청난 타격 훈련량
부상없는 최고의 몸상태 특타도 소화
홈런타자 타격폼 재건…부챗살 타구
“밸런스 굿…지난해보다 더 기대된다”
“좋다. 최고로 좋다.”
괌에서 전지훈련 중인 삼성 김한수(42) 타격코치는 이승엽(37)에 대해 칭찬부터 늘어놓았다. 김 코치는 28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벌써부터 풀스윙을 하고 있다. 타구의 질 자체가 지난해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감탄했다.
이승엽은 괌 1차 스프링캠프에서 풀스윙으로 연이어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어깨 통증으로 일본 오키나와로 옮겨 치러진 2차 캠프 막바지에서야 풀스윙을 시작했지만, 올해는 일찌감치 그의 방망이가 가열되고 있다.
김 코치는 “보통 베테랑 선수들은 캠프 초반에 몸을 만드는데, 이승엽은 지금 특타까지 소화하고 있다. 타격 훈련량이 엄청나다. 올해는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도 출전해야 하기 때문에 마음가짐도 달라서 그런지 진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몸 상태가 좋다는 뜻 아니겠느냐. 아프지 않기 때문에 특타도 하고 풀스윙을 할 수 있는 것이다”고 진단했다.
이승엽은 지난해 삼성 복귀 후 처음 맞이한 스프링캠프에서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왼쪽 어깨 통증 탓에 정상적 스윙이 힘들었다. 무엇보다 나쁜 타격습관이 몸에 배어 타격 밸런스 자체가 완전히 무너진 상태였다. 류중일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심하게 말하면 선수도 아니었다. 일본에서 막판에 어쩌다 저렇게 망가졌을까 싶어 안타까웠을 정도였다”고 돌이켰다.
이승엽은 자신만의 타격폼을 만들어내면서 지난 시즌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0.307, 21홈런, 85타점으로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이승엽 본인과 김한수 타격코치가 만족할 만한 스윙은 아니었다. 손목을 이용한 정교한 타법으로 버텼지만, 트레이드마크인 홈런 생산과는 거리가 먼 타격폼이었기 때문이다. 이승엽도 그래서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홈런 생산을 위한 타격폼 재건에 나서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고무적인 사실은 올해는 캠프 초반부터 타격 밸런스가 제대로 잡혀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 장타를 칠 수 있는 스윙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코치는 “작년에는 좌익선상과 우익선상 타구가 많았는데, 지금은 타구가 좌중간과 우중간으로 날아간다. 밸런스가 잘 맞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서 “지난해에는 잘 맞아도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많았다. 홈런 각도가 나오지 않았다. 타격시 배트 헤드가 먼저 앞으로 쏠리는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배트 헤드를 뒤에 두고 제 스윙을 하면서 타격 후 폴로스루도 자연스럽게 길게 이어지고 있다. 홈런 궤도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반겼다.
김 코치는 또 “솔직히 이승엽은 작년보다 올해 더 기대된다”고 확신했다. 캠프에서 보여준 지금까지의 모습이라면 올 시즌은 물론 이에 앞서 3월 열리는 제3회 WBC에서도 이승엽의 한방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