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레이커스
"하워드는 부상 때문에 걱정이 많은 것 같다. 부상을 안고 뛰어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코비 브라이언트(35)가 드와잇 하워드(28)에게 SOS(긴급구조신호)를 날렸다.
LA 레이커스는 6일(한국 시각) 미국 뉴욕 브루클린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열린 2012-13 미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와의 경기에서 파우 가솔(33)이 족저근막염 부분 파열 부상을 입어 향후 남은 시즌 출장이 불투명해지면서 앞날이 암담해졌다.
당초 LA 레이커스의 빅맨 로테이션은 하워드-가솔 주전에 조던 힐(26)-앤투안 제이미슨(37)이 백업을 보는 형태였다. 하지만 노장 제이미슨은 작은 키와 느려진 발 때문에 경기력에 문제를 보여 로테이션에서 제외됐고, 힐은 엉덩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때문에 메타 월드 피스(34)가 종종 파워포워드로 출장했고, 최근에는 얼 클락(25)이 좋은 모습을 보여 파워포워드로 중용되고 있다. 반면 무리하게 출장해온 가솔이 결국 탈이 나면서 센터 자원은 신인 로버트 사크레(24)밖에 남지 않았다.
하워드는 올시즌 어깨 부상으로 1월에만 3경기를 결장했고, 2월에는 단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마이크 디앤토니 감독이 앞선 인터뷰에서 “요즘 모든 경기가 플레이오프 같다. 하워드가 빨리 복귀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언급했지만, 하워드는 브루클린과의 경기에도 정장 차림으로 경기장에 나타났다.
하워드는 5일 미국 스포츠언론 ESPN과의 인터뷰에서 "등은 75% 정도 회복됐고, 어깨는 매일 상황을 지켜봐한다. 수술과 부상에서 복귀하는 것은 무척 혹독한 일이다. 지금 당장 부상에서 벗어나기는 무리"라며 "우리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우승하는 것만이 중요하다. 내 미래와 관련해 시끄러운 것은 원치 않는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브루클린 전에서 가솔마저 잃은 브라이언트가 출장을 권유하고 나섰다. 브라이언트는 브루클린 전 승리 후 인터뷰에서 “나는 어릴 때부터 부상과 씨름하며 커왔다. 그래서 어느 정도까지 몸을 무리시켜도 되는지를 알고 있다”라며 “부상을 안고 뛸 경우 통증 같은 자신의 몸을 관리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하워드는 부상을 염려하지만, 부상을 안고 뛰는 것도 그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He's probably worried about the damage in his shoulder, I think it's a new experience for him)”이라고 하워드의 출전을 종용했다.
브라이언트는 “하워드는 고통을 견뎌내야한다(Suck it up)”라며 “내가 뭘 원하느냐고? 우리 팀이 더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라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하워드를 향한 복귀 권유는 브라이언트 자신의 경험에 의거한 충고일 수도 있다. 브라이언트의 농구 인생은 한 마디로 ‘부상 백과사전’이다. 가솔이 겪고 있는 족저근막염으로 오랫동안 고생한 바 있으며, 손가락 골절부터 팔꿈치-어깨-발목-무릎까지 다쳐보지 않은 곳이 없다.
한편 브라이언트는 이 같은 부상을 어지간하면 견뎌내고 경기를 뛰는 ‘독종 선수’로도 유명하다. 오른손에 큰 부상을 입어 슛을 쏠 수 없게 되자 왼손 슛을 연마, 자유투라인 근방에서 왼손 점프슛을 꽂아넣던 선수가 브라이언트다. 감독이 말려도 “수비라도 하겠다”라며 출전, 때론 몸 상태가 좋을 때보다 더 좋은 활약을 선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하워드 입장에서 듣기 좋은 이야기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하워드는 올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가 된다. 이를 위해서는 몸을 최대한 건강하게 유지하는 한편, 올시즌 좀더 적은 경기에 나서더라도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소속팀의 플레이오프 탈락이 눈앞에 있다는 점 또한 하워드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부분이다. 하워드의 선택에 NBA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