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업그레이드 괴물 류현진, 신무기 슬라이더 무섭네

입력 2013-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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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류현진, 비중높인 슬라이더 24개나 던져
체인지업 노리는 상대 역이용 짭잘한 재미
메츠전 3승 실패에도 ML 데뷔 최고 피칭


빅리그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이었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은 26일(한국시간)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원정경기에서 7회까지 3안타만 허용하며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총 109개의 공을 던진 가운데 직구는 51개였고, 그 다음으로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보다 1개 많은 24개의 슬라이더를 구사했다. 5회 선두타자 아이크 데이비스를 상대로 81마일(130km)짜리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1-1로 동점을 허용한 6회 1사 1루선 루카스 두다에게 79마일(127km)짜리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낚았다. 상대가 체인지업을 노리고 들어오는 점을 역이용해 슬라이더의 구사 비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5회까지 호투를 거듭하던 류현진은 6회 갑자기 제구가 흔들리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선두타자 루벤 테하다를 상대로 0B-2S의 유리한 볼카운트를 살리지 못하고 볼넷을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한 대목이 가장 아쉽다. 류현진과 3번째로 호흡을 맞춘 베테랑 포수 라몬 에르난데스는 3구와 4구를 연속해서 바깥쪽 높게 유도했는데, 바로 여기에서 류현진의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5구째 삼진을 잡기 위해 던진 체인지업이 간발의 차로 볼 판정을 받자 류현진의 얼굴에는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고, 결국 6구째 공이 원바운드로 들어가며 동점 주자를 내보냈다. 대니얼 머피를 상대로도 볼카운트 1B-2S서 풀카운트에 몰린 뒤 6구째 슬라이더를 던지다 우전안타를 맞았고, 데이비드 라이트와의 대결에서도 7구째 90마일(145km)짜리 직구를 결정구로 삼았지만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계속된 2사 2·3루 위기서 데이비스를 5회에 이어 다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장면은 이날 경기의 백미였다. 6회 들어 류현진의 직구 구속은 80마일대 후반으로 떨어졌는데, 1B-2S서 던진 바깥쪽 92마일(148km)짜리 직구로 삼진을 엮어내며 추가 실점을 막은 위기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동부 원정에서 류현진은 볼티모어전에서 6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메츠를 상대로 7이닝 1실점하며 자존심을 회복했다.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장착한 류현진은 다음달 1일 홈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출격해 시즌 3승에 3번째로 도전한다.

LA|손건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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