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2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에서 열린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에머리히 감독은 "2009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 다시 오게 돼 좋다"고 짧은 인사말을 했다.
에머리히가 들고 온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존 케일(채닝 테이텀)이 대통령 경호원으로 지원하지만 탈락했고 이에 실망한 딸과 함께 백악관을 투어하던 중 백악관이 폭파되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당한다. 이에 미국은 비상에 빠지고 존 케일은 딸과 대통령을 동시에 구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재난 블록버스터의 귀재'인 에머리히 감독은 이번 영화도 큰 스케일과 뛰어난 영상미를 자랑하고 있다. 전작에 비해 액션도 가미가 됐다.
"'투모로우','2012'와 큰 차이점이 있다면 액션영화라는 점이다. 유니버설 솔저 이후 액션영화를 다시 찍게 됐다. 또 스케일은 크지만 이야기 전개가 촘촘하고 등장인물의 초점을 맞췄다."
에머리히 작품 중 백악관이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영화 '인디펜던스 데이'에서도 백악관을 무너뜨렸다. 미국의 수많은 상징적인 건물 중 유독 백악관을 노리는 이유가 있을까. 그는 "미 대통령 때문"이라고 답했다.
"미 대통령의 관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곳은 200년동안 민주주의와 희망을 대변해온 곳이며 이 만큼 유명한 장소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엔 '인디펜던스 데이'보다는 조금 덜 손상된다. (웃음)"
계속해서 미국을 소재로 삼은 이유에 대해서 "내 영화는 미국 만을 소재로 삼고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미국이 가장 강력한 권한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 미 대통령은 엄청난 권력을 지니고 있지 않나. 실제로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가장 빨리 아는 사람도 미 대통령이다"라고 답했다.
또한 계속해서 재난을 소재로 연출을 하고 있는 이유에 대한 물음에 에머리히는 "비상한 사건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사회가 붕괴되는 영화는 내가 가장 재미있게 다룰 수 있는 장르다. 영화를 만들 때 즐거움이 나의 우선순위이지만 메시지 전달도 중요하다. 이번 영화는 미국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다뤘다. 미국인들끼리의 싸움이다. 현재 굉장히 분열된 미국 사회가 이대로 가다가는 끔찍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
에머리히 감독은 단순히 스케일만 담아내지 않았다.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소통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풀어냈다. 이번 영화에서는 제이미 폭스와 채닝 테이텀이 그 주인공이다.
"채닝 테이텀은 정말 탁월한 캐스팅이었다. 그는 거의 모든 스턴트 연기를 해서 영화를 더 생생하게 나왔다. 또한 나는 제이미 폭스의 열렬한 팬이었다. 미 대통령을 굉장히 잘 할 것이라 생각했다. 특히 제이미 폭스는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 그래서 그를 똑같이 흉내내려 하지 않았다. 그 만의 매력으로 대통령을 잘 표현했다."
또한 "나는 가족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가족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구성했다. 또한 모든 사람 내면은 선하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용기를 얻어 영웅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답했다.
에머리히 감독은 약 2~3일간 한국에 머물고 있다. 창덕궁을 방문했고 한국 영화 '해운대'도 재미있게 봤다. 미국을 수없이 무너뜨린 그에게 한국을 소재로 영화를 찍고 싶지는 않은지 물었다. 그는 "당분간 재난 영화를 찍진 않을 것 같다. 현재 '인디펜던스 데이' 속편과 역사극을 다룰 예정이다. 재난 영화를 찍는다면 한국도 한번 고려해보도록 하겠다" 고 답했다.
영화 '화이트 하우스 다운'은 딸과 함께 백악관 투어를 하던 존 케일(채닝 테이텀)은 갑작스런 무차별적인 공격을 당한 백악관에서 딸과 대통령을 동시에 구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 '2012' 연출자인 롤랜드 에머리히가 메가폰을 잡았고 채닝 테이텀, 제이미 폭스가 출연한다. 6월 개봉예정.
사진제공|소니픽쳐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