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의 초구 공략…‘괴물’ 류현진이 흔들렸다

입력 2013-05-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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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다저스 류현진. 스포츠동아DB

■ 보치감독 ‘현미경 야구’에 당한 류현진

초구 스트라이크 노림수…투구컨트롤 고전
SF 타자 둘 중 한명은 초구에 방망이 돌려
6회까지 8안타 맞고도 투구수는 85개 불과
다저스 득점권 빈타…라이벌 SF에 스윕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브루스 보치 감독의 류현진(26·LA 다저스) 공략법은 적극적인 공격이었다. 샌프란시스코 타자들 대부분이 초구부터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둘렀다. 류현진이 1일(한국시간) 막강 타선의 콜로라도 로키스를 상대로 6이닝 동안 삼진을 무려 12개나 잡아내자 불리한 볼카운트로 몰려서는 공략하기 힘들다고 결론내린 듯하다.

6일 샌프란시스코 1번타자 안드레스 토레스는 1회말 초구에 볼을 고른 뒤 류현진의 2구째를 공략해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2번타자 마르코 스쿠타로는 초구를 노려 유격수 쪽 내야안타를 뽑았다. 3번타자 파블로 산도발은 메이저리그에서 초구 공략을 가장 즐기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초구에 방망이를 낸 게 무려 46.5%에 이른다. 산도발은 1회말 류현진을 상대로도 어김없이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러 파울을 냈다. 이어 2구째 슬라이더를 중전안타로 연결했다.


홀로 4타점을 작성하며 류현진을 무너뜨린 샌프란시스코 5번타자 헌터 펜스도 마찬가지였다. 1회말 1사 만루서 초구를 쳐 유격수 땅볼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3회말에는 류현진이 컨트롤 난조로 4번타자 버스터 포지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자, 펜스는 볼 3개를 연달아 고른 뒤 풀카운트 접전 끝에 3루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때렸다. 5회말 2사 1·2루선 바깥쪽으로 높게 형성된 류현진의 시속 90마일(약 145km)짜리 직구를 밀어 쳐 AT&T파크 우측 담장을 직접 때리는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8안타 2볼넷을 허용했지만, 류현진의 투구수는 85개에 불과했다. 탈삼진도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적은 2개에 그쳤다. 자이언츠 타자들이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류현진은 3연승에서 제동이 걸리며 시즌 2패째(3승)를 안았다.


반면 다저스는 올 시즌 앞선 6차례의 선발등판에서 승리 없이 2패만을 기록 중이던 샌프란시스코 선발 맷 케인을 상대로 여러 차례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류현진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9타수 무안타로 적시타를 날리지 못해 경기 초반 분위기를 잡는 데 실패했다. 8회 뒤늦게 3점을 추격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다저스는 결국 숙적 자이언츠에 3연전을 모두 내주며 13승17패(승률 0.433)로 꼴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도 0.5게임차로 쫓기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를 전전하는 신세가 됐다.

LA|손건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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