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스타 강추! 자전거라이딩 명소] 남한강과 봄꽃의 절묘한 어울림…그림 속을 달리다

입력 2013-05-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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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에서 귀여리로 가는 342번 지방도로를 달리고 있는 자전거 라이더. 이곳에선 만개한 봄꽃, 연록의 숲, 푸른 강물과 어우러진 눈부신 풍경이 펼쳐져 힘든 줄 모르고 페달을 밟을 수 있다. 사진제공|김남준

■ 인치환이 추천하는 ‘분원리 코스’

경륜에는 각 지역별로 20개가 넘는 훈련팀이 있다. 학연, 지연 또는 개인적 친분으로 뭉친 자발적 모임이다. 같은 팀 선수들은 함께 트랙에서 실전훈련을 하거나 머리를 맞대고 레이싱 전략을 연구한다. 또 벨로드롬을 벗어나 단체로 장거리 도로훈련을 떠나기도 한다. 특히 이들이 찾는 훈련지는 자전거 라이딩 명소로 손색이 없다. 안전이 제일 먼저 검토되고, 훈련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풍경이 뛰어난 지역을 고르기 때문이다. 스포츠동아는 국민체육진흥공단 경륜경정본부와 함께 ‘경륜스타가 추천하는 라이딩 명소’를 소개하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 독자들을 최고의 라이딩 코스로 안내한다. <편집자 주>


자전거도로 끝나는 45번 국도 차량 주의
분원리 342번 도로…팔당호 끼고 쌩!쌩!
철쭉 만개한 귀여리 강변길 ‘최고의 절경’
오르막 내리막 이어지는 염티고개 ‘짜릿’
수청리 나루터엔 남한강 건너는 발동선도


“분원리 코스는 자전거 동호인들의 메카입니다. 강과 숲이 어우러진 경치가 끝내주죠. 풍경뿐만이 아닙니다. 크고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을 달리는 다이내믹한 라이딩의 재미도 만끽할 수 있습니다.” (경륜선수 인치환)


○투덜이 후배와 한강을 달리다

“형, 이 자전거 안장이 이상해.”

10m쯤 달렸을까? 앞서가던 A가 자전거에서 내렸다. A는 사진담당으로 취재에 ‘초빙’한 기자의 후배다. A는 안장이 딱딱해 엉덩이가 아프다며 기자의 자전거를 힐끔힐끔 곁눈질했다. 자전거를 바꾸고 싶다는 신호다. 대가없이 사진을 찍어주기로 한 터라 순순히 ‘자전거 트레이드’에 응했다.

오늘 찾은 곳은 경륜스타 인치환(30·고양팀) 선수가 추천한 ‘분원리 코스’. 조선 백자 가마터로 유명한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분원리 일대를 한바퀴 도는데, 한강 자전거도로와 연결되어 체력에 맞춰 거리를 조절할 수 있다.

미사리 경정공원 후문을 나서서 10분쯤 페달을 밟자 눈앞이 환해졌다. 한강이었다. ‘금방 찬물로 세수를 한 스물한 살 얼굴’(피천득 ‘오월’)같은 싱그러운 5월. 강바람을 맞으며 한강 자전거도로를 달리는 내내 온몸이 맑게 씻기는 기분이었다.


○긴장의 국도 페달링

박하사탕을 입에 문 듯 상쾌한 질주는 팔당댐 앞 자전거도로가 끝나며 막을 내렸다. 그때부터 10km 정도 45번 국도를 타고 달렸다. 자동차와 한 길을 달려야 해 절로 긴장됐다.

‘동네 마실’이 자전거 경력의 전부였던 후배는 아스팔트에 들어서자 페달을 밟는 두 다리가 눈에 띄게 떨리기 시작했다. 등 뒤에 차가 등장할 때마다 흠칫 놀랐고, 길이 좁아지면 아예 ‘끌바’(‘자전거에서 내려 끌고 간다’는 은어)를 했다.

광동교를 건너자 백자 유물관 있는 분원리와 귀여리로 연결되는 342번 지방도로가 시작됐다. 산자락을 휘감고 도는 팔당호를 보며 페달을 밟는데 바퀴가 닿는 곳마다 그림같은 풍광이 펼쳐진다.

# 분원리코스 가는 길 한강 자전거도로-팔당댐-광주 퇴촌방향(45번 국도)-도마삼거리 좌회전-광동교-갈림길에서 분원리 방면 좌회전-귀여리 자전거길-바탕골예술관 앞에서 우회전-88번 도로-염티고개-관음사거리 우회전-퇴촌읍내-광동교(약도 참고) # TIP 자동차 길이 부담스럽다면 경기도 광주시 남종면 귀여리에서 시작되는 강변 자전거도로를 왕복하는 것도 좋다. 기자처럼 수청리에서 배에 자전거를 싣고 남한강을 건너면 색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감성 충만 귀여리 강변 자전거길

귀여리에 들어서자 반가운 자전거 도로가 나타났다. 지난해 조성된 이 강변길은 ‘분원리 코스’의 하이라이트다.

황금비늘 같은 햇빛을 털어내며 유유히 흐르는 남한강. 만개한 진분홍 철쭉과 연록의 갈대 군락. 남한강을 끼고 흐드러진 봄 속을 달렸다.

그렇게 흘러흘러 자전거 길이 끝나는 감천3리에 닿았다. 여기서 342번 지방도로를 따라가다 바탕골 예술극장 앞에서 우회전해 88번 도로를 타고 퇴촌면으로 돌아오는 것이 ‘분원리 코스’ 일주다.

속도계에 찍힌 이날 주행거리는 32km. 계획한 여정의 절반쯤인데, 돌아갈 길이 아득했다. 더구나 ‘깔딱고개’로 불리는 공포의 염티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배로 남한강을 건너다.

앞으로 나아갈 수도 뒤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 다행히 휴식 중 만난 라이더가 천금같은 조언을 주었다. 배로 남한강을 건널 수 있다는 거였다. 그 말에 힘을 얻어 달려간 수청리 나루터에는 발동선 한 대가 눈에 띄었다. 느티나무 아래 평상에는 마음 좋아 보이는 노(老)선장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배에 자전거를 싣고 남한강을 건넜다. 강을 건너자 바로 남한강 자전거 도로를 탈 수 있었다. 신원역까지는 5분 거리. 거기서 자전거 거치대가 설치된 중앙선 전철로 팔당역까지 갔다. 팔당대교에도 자전거길이 생겨 한강 자전거 도로와 연결되어 있다. 한강로를 달리며 대한민국이 ‘두바퀴 천국’에 가까워졌음을 실감했다.


■ 안전라이딩 7계명

라이딩 동호인들이 늘면서 자전거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 매년 자전거 관련 교통사고는 1만여 건이 발생해 300여 명이 목숨을 잃는다. 외부의 충격을 몸에 그대로 받는 자전거의 특성상 순간의 실수는 치명적이다. 동호인들이 숙지하는 ‘안전 라이딩 7계명’을 소개한다.


1. 자전거 상태부터 점검

타이어의 공기압은 충분한지, 브레이크는 제대로 작동하는지 자전거에 오르기 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특히 브레이크 고장은 내리막에서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꼼꼼하게 체크해야 한다.


2. 헬멧은 선택 아닌 필수

자전거 사고 사망자의 대부분은 머리를 다쳤다. 헬멧을 착용하면 사고 때 사망률이 90%까지 감소했다는 해외조사 결과가 있다.


3. 수신호 생활화

방향을 바꿀 때 수신호로 뒤따르는 차량 운전자에 알려줘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왼쪽으로 갈 때는 왼손, 오른쪽은 오른손을 들어 이동 방향을 미리 알린다. 정지할 때는 오른손을 아래로 뻗는다.


4. 앞 자전거와 안전거리 확보

앞에서 달리던 자전거가 수신호 없이 갑자기 멈출 때 피할 수 있는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추돌사고를 막을 수 있다.


5. 교통법규 준수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상 차로 분류돼 교통사고가 발행하면 손해배상 책임과 형사처분이 뒤따른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는 반드시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야 한다.


6. 주행중 휴대전화·DMB는 잊어라

주행중 전화를 하거나 DMB를 보면 주의력과 집중력이 흩어져 사고위험이 높다.


7. 야간 주행땐 전조등·후미등 켜자

야간에는 자전거 사고 사망률이 낮보다 3배나 높다. 반드시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고 주행한다. 단 다른 라이더에게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불빛을 하향조정 한다.

광주(경기도)|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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