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석 달째 흥행 가뭄…“다양한 세대 아우르는 영화 나와야”

입력 2013-05-19 16: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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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가 3개월 째 극심한 흥행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아이언맨3’의 막강한 흥행 파워가 그 절대적인 이유이지만 최근 들어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한국영화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국영화가 200만 관객을 넘은 건 2월21일 개봉한 ‘신세계’가 마지막. 이후 ‘전설의 주먹’, ‘파파로티’, ‘연애의 온도’ 등 기대작들이 쏟아졌지만 200만 관객을 넘지 못했다.

한국영화가 흥행 가뭄을 겪는 사이 개봉한 ‘아이언맨3’는 빠르게 관객을 모아 18일 800만명을 돌파했다. 4월25일 개봉한 이후 4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트랜스포머3’(778만)를 넘어 역대 외화 흥행 2위까지 올라섰다.

‘아이언맨3’는 기존 시리즈 가운데 가장 잘 만들었다는 평가와 함께 개봉 초부터 10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싹쓸이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이 추세라면 2010년 ‘아바타’(1362만)에 이어 1000만 외화가 될 가능성이 높다.

관객은 ‘아이언맨3’에 지지를 보내고 있지만, 이를 지켜보는 한국영화 제작진은 속이 타고 있다. ‘아이언맨3’의 파워 탓에 이후 개봉한 ‘전국노래자랑’, ‘고령화가족’, ‘몽타주’, ‘미나문방구’까지 네 편의 한국영화는 맥을 못 추기 때문이다.

특히 16일 개봉한 최강희 주연의 ‘미나 문방구’는 직격탄을 맞았다. 줄어들 줄 알았던 ‘아이언맨3’의 인기가 석가탄신일이 겹친 연휴와 맞물리면서 다시 살아난 탓이다.

17일부터 19일까지 ‘아이언맨3’는 약 70만 명을 모은 반면 개봉 첫 주인 ‘미나문방구’는 17만여명에 그쳤다. 그나마 ‘몽타주’가 한국영화의 체면을 살리며 60만 관객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문제는 6월5일 개봉하는 김수현 주연의 ‘은밀하게 위대하게’ 전까지 ‘아이언맨3’에 대적할 이렇다 할 한국영화가 없다는 점이다.

이달 말까지 ‘아이언맨3’의 흥행 질주가 예상되는 이유다.

지난해 한국영화 1억 관객 시대를 맞아 고무돼 있던 영화계에서는 최근의 흥행 가뭄을 우려하고 있다. 어렵게 맞이한 호황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세대가 볼 수 있는 영화가 많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영화계 한 관계자는 “작년에 한국영화 붐이 일어난 건 중장년 관객의 폭발적인 증가 덕분이었다”며 “여러 세대가 볼만한 영화가 많이 나와야 한 달째 할리우드 영화 한 편이 관객을 독점하는 기현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포츠동아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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