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2일 광주 KIA전에서 9회초 김기태 감독의 ‘도박’에 가까운 교체작전으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주장 이병규를 비롯한 LG 선수단이 9회 4-4 동점 득점에 성공한 대주자 임정우(투수)를 반기고 있다. LG는 연장 10회 5-4 승리로 광주 원정 3연전 스윕을 포함해 쾌조의 5연승을 달렸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롯데·NC도 약진…중위권 전쟁 갈수록 치열
삼성, 넥센과 공동1위…선두권 다툼도 박빙
뜨거워진 날씨만큼 프로야구 순위싸움이 치열해졌다. 5월 중순까지만 해도 싱겁게 정리되는 줄 알았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의 4강 싸움이 6월 들어 점입가경의 접전구도로 변모했다. 중하위권을 맴돌던 롯데, LG, NC가 치고 올라온 사이 4강 안정권에 들어있던 것처럼 보였던 KIA와 두산이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중위권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특히 LG는 2일 광주 KIA전에서 0-4의 열세를 딛고 9회 동점을 만든 뒤 연장 10회 5-4 역전승으로 5연승에 성공했다. 삼성과 넥센의 1위 경쟁 역시 불이 붙은 양상이다. 삼성이 2일 롯데를 꺾고, 두산에 패한 넥센과 공동선두가 됐다.
● 삼성-넥센, 지존은 하나다!
‘해가 지지 않는’ 삼성은 올 시즌도 순항하고 있다. 삼성 내부적으로는 “반드시 정규리그 1위를 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시리즈 3연패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기에 6월 레이스가 더 기대된다. 절정의 구위를 과시하는 윤성환을 비롯해 장원삼 배영수 등 토종 선발이 막강한 데다, 불펜도 건재하다. 투타의 밸런스도 이상적이다.
이런 삼성에 강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팀이 넥센이다. 만년 하위권이었던 넥센은 염경엽 감독 체제로 재편된 뒤 데이터와 디테일을 입힌 신흥강자로 떠올랐다. 불펜은 삼성보다 약하지만 선발이 막강하고, 이택근∼박병호∼강정호∼이성열 등 중심타선의 힘은 삼성을 능가한다. 두 팀은 4일부터 맞대결을 펼치게 돼 흥미진진하다.
● 판도 뒤흔드는 롯데·LG의 약진
롯데는 2일 삼성에 졌지만 그 전까지 두산과 삼성을 맞아 5연승을 거뒀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부진한 고원준 대신 이재곤과 김수완을 넣어 선발진을 개편했는데, 이것이 적중했다. 송승준이 살아나 용병 원투펀치 유먼-옥스프링을 받치고 있다. 강민호가 타격감을 회복해 손아섭 혼자 고독하게 활약하던 타선도 좋아졌다. 또 김문호의 부상 탓에 고육지책으로 올렸던 이승화가 복덩이가 됐다. 2루수 정훈, 유격수 신본기를 발굴하는 수확까지 챙겼다.
LG는 삼성∼SK∼한화∼KIA를 맞아 4연속 위닝 시리즈를 기록했다. 어느덧 4강 전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LG 김기태 감독의 긍정적 ‘형님 리더십’ 아래 권용관 이병규 봉중근 정현욱 등 베테랑들은 솔선수범으로 화답했다. 초반에 올라가다 뒷심 부족으로 추락했던 예년과 달리 바닥에서부터 반전이 이뤄지고 있다.
5월 마운드 붕괴로 신음한 두산도 6월 들어 2연승으로 상승 반전을 꾀하고 있어 혼전구도를 심화시키고 있다. 덕분에 프로야구의 흥행전선에도 청신호가 켜지게 됐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