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신바람 야구’ 부활은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 덕분이다. LG 선수들은 김 감독의 인간미와 카리스마에 매료돼 하나로 뭉치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스포츠동아DB
2군은 물론 선수 가족까지 꼼꼼히 챙겨
소통과 공정성을 구단 운영 모토로
“신바람 야구의 원동력” 칭찬 릴레이
LG가 잘 나간다. 2일까지 38승28패(승률 0.576)를 기록하며 10년간 염원해온 ‘가을야구’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제 막 페넌트레이스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고, 상위권 순위가 촘촘해 성급한 예측은 불필요하지만 예년과 비교해 팀 분위기만큼은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LG 선수들은 ‘신바람 야구’의 비결로 하나 같이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을 꼽는다. 저조한 성적 때문에 꽤 오랜 기간 ‘모래알’이라고 혹평을 받아왔던 LG를 하나로 똘똘 뭉치게 한 김 감독의 저력은 과연 뭘까. 선수들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 선수들을 일일이 챙기는 인간미
“감독님이요? 최고죠.” 한화전이 우천 순연된 2일 잠실구장. LG 선수들은 김기태 감독의 얘기를 꺼내자 엄지부터 치켜세웠다. 쌍방울 시절부터 김 감독을 멘토로 여겨왔던 이진영은 “오랫동안 감독님을 지켜봐왔지만 한결 같다”며 “선수시절에도 말 한마디를 해도 기운 나게끔 하셨고, 어려운 후배들이 있으면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면서 마음을 보듬었다. 감독님이 되신 후에도 주전뿐 아니라 비주전, 2군에 있는 선수들까지 모두 챙긴다. 정말 대단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삼성에서 LG로 넘어온 현재윤도 김 감독의 마음씀씀이에 반했다. 그는 “부상을 당해 2군에 갔을 때, ‘네가 가장 힘들겠지만 지쳐서 한 번 쉬어간다는 생각으로 몸을 만들어라’고 문자를 보내셨더라. 경기준비만으로도 머리가 아프실 텐데, 선수들부터 선수들의 가족사까지 세세하게 챙기신다. 선수들에게 ‘감동’을 주니까 인간적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마음이 저절로 든다”고 말했다. 정의윤, 정현욱 등도 “감독님 정말 좋다”며 입을 모았다.
● 명확한 기준 적용하는 카리스마
물론 사람만 좋다고 훌륭한 감독은 아니다. 재능과 개성이 각기 다른 선수들을 하나의 방향으로 이끌어야 하는 수장이기 때문이다. 이진영은 “부드러운 동시에 엄격하시다. 스타 플레이어라도 팀에 누를 끼치면 정해놓은 룰에 입각해 불이익을 주고, 주전이 아닌 선수들에게는 ‘항상 기회가 열려있다’고 얘기하신 뒤 실제 열심히 하는 이들에게는 기회를 준다”고 말했다. 그 밑바탕에는 선수우선주의가 깔려있다. 현재윤은 “감독님이 시즌에 돌입한 뒤 선수들 중심으로 시스템을 운영하려고 부단히 애를 쓰신다”며 “예를 들어 4일 휴식일을 앞두고 주장과 상의해 선수단의 상태를 파악한 뒤 훈련 스케줄을 잡는 식이다. 소통을 우선순위에 두시기 때문에 선수들도 지시사항에 대해 잘 따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리더가 팀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선 원칙이 있어야 한다. 원칙을 지키기 위해 때로는 냉정해져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좋은’ 리더는 눈과 귀를 연다.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충고를 받아들이고 고쳐나간다. LG 선수들의 눈에 비친 김 감독은 ‘좋은 리더’였다. ‘잘 나가는 집’ LG의 원동력이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