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퓨처스 올스타전’ 남부리그 대 북부리그 경기가 18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렸다. 북부리그 임치영. 포항|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나중에 1군 올스타전 가면 알릴래요”
“아직은 부끄러워서요.”
SK 투수 임치영(25·사진)은 18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퓨처스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그러나 부모에게 이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통화할 때도 그저 “포항에 원정경기 하러 간다”고만 했다. 물론 이유가 있다.
지난해 신인인 임치영은 시즌 초반 반짝 주목받았다. 스프링캠프를 다녀왔고, 개막전 엔트리에도 포함됐다. 데뷔 첫 승도 금세 따냈다. 잠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됐을 정도다. 그러나 딱 한 달이었다. 5월 초 2군행을 통보받았고, 이후 주로 2군에 머물렀다. 그로부터 1년여가 흘러 2013년 퓨처스 올스타전에 나선 그는 쑥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원래 프로야구선수는 좋은 호텔에서 자고 좋은 호텔에서 밥 먹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2군에 와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그리고 덧붙였다. “꿈만 같은 한 달이었죠. ‘프로가 이런 거구나’ 하고 맛만 본 것 같아요.”
임치영은 1군에서 실패했던 원인에 대해 “가끔씩 대회에 출전해 전력투구하는 아마야구 스타일에 익숙해서 긴 레이스를 치를 준비가 안돼 있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지금은 2군에서 한 시즌을 꾸준히 잘 버티는 법을 배우고 있다. 최근 2경기에는 선발로 나서서 좋은 모습도 보였다. 6월 27일 경찰야구단을 상대로는 8이닝 1실점, 7월 10일 KIA전에선 6.2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성장이 확연히 보인다.
임치영은 “아직 퓨처스 올스타인데다, (SK 문승원의) 대체 선수라서 부모님께 자랑스럽게 얘기하기엔 부끄러웠다”며 “나중에 1군 올스타전에 나가는 날이 오면, 그때 자신 있게 부모님께 말씀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리고 그 시기가 언제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군대 다녀온 후쯤.”
포항|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