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플러스] 최형우 135m 결승포 ‘사랑의 약발’

입력 2013-07-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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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시즌 홈런왕(30개) 최형우(삼성)가 지난 시즌의 부진을 씻으며 올 시즌 홈런왕 경쟁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23일 대구 NC전 6회말 17호 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 1위 박병호(넥센·19개)를 2개 차이로 위협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호투하던 NC 찰리 통타 초대형 아치
17호 투런포…선두 박병호에 2개차
장어·양파즙…아내의 정성 힘 불끈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 최형우(30)는 인생에 있어 두 가지 큰 변화를 겪었다. 하나는 지난해 말 주장으로 선임된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결혼을 통해 한 가정의 가장이 된 것이었다. 무거워진 어깨만큼 그의 야구인생도 전환점을 맞았다. 혼자만의 야구를 하던 시절은 지났다. 팀과 가정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이 커졌다.


● 후반기 개막 축포, 뜨거워지는 홈런왕 경쟁

최형우는 23일 대구 NC전에서 값진 홈런포를 터뜨렸다. 삼성 윤성환과 NC 찰리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0의 행렬이 이어지던 6회말 무사 1루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찰리의 4구째 몸쪽 높은 직구(시속 144km)를 통타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초대형 아치였다. 공식 비거리는 135m. 이 한방으로 사실상 경기는 끝났다. 삼성은 2-0 완봉승으로 후반기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다. 경기 후 그는 “지금까지 친 홈런 중 가장 큰 홈런인 것 같다. 나도 타구가 어디로 날아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주장의 이름으로!

최형우는 4월까지 2홈런에 그쳤다. 5월 4개를 추가한 뒤 6월 20경기에서 6홈런을 몰아치더니 7월에는 이날까지 11경기에서 5개의 아치를 그렸다. 8일간의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타격감이 식을까 걱정했지만 기우였다. 가볍게 시즌 17호 홈런을 신고한 최형우는 넥센 박병호(19홈런)를 2개차로 추격했다. 2011년 홈런왕 최형우와 2012년 홈런왕 박병호, 그리고 그 사이에 있는 SK 최정(18홈런)이 벌이는 홈런왕 경쟁은 한층 더 흥미로워지게 됐다. 그러나 최형우는 “정말 홈런 경쟁은 생각하지도 않는다. 2위와 5게임차 이상 나면 홈런도 노려보겠지만, 지금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뀔지도 모르는 상황이다”며 “무조건 팀 승리가 중요하다. 오늘 홈런은 그런 면에서 올 시즌 가장 가치 있는 홈런인 것 같다”며 기뻐했다.


● 가장의 이름으로!

최형우는 지난해 말 동갑내기 박향미 씨와 결혼했다. 신혼의 달콤함에 빠져 사는 만큼 그다지 부부싸움을 할 일이 없었다. 그런데 최근 유일하게 싸우는 이유가 생겼다. 바로 아내의 지극정성 때문이다. 그는 “결혼 전까지만 해도 보약은 입에 대지도 않았다. 비타민조차 먹지 않았다. 오직 ‘밥심’으로만 운동했다”며 “결혼 후 아내가 보약을 너무 많이 챙겨준다. 장어에 양파즙에…. 하루에 먹는 보약이 6∼7개는 되는 것 같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먹고, 밤에 잘 때까지 먹는다. 그래서 최근 와이프에게 짜증을 좀 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무뚝뚝한 남편처럼 말하지만, 결국 사랑의 힘으로 무더운 여름철 더욱 힘을 내고 있다는 자랑 아닌 자랑이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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