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소지섭. 사진제공|SBS
전작과 비슷한 캐릭터 설정 눈총
‘주군에게서 독고진의 냄새가 난다?’
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사진)의 홍정은·홍미란 작가가 주연 소지섭과 공효진의 연기력을 100%% 활용하지 못하는 캐릭터 묘사의 한계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지섭은 ‘주군의 태양’에서 돈밖에 모르는 계산적인 남자 주중원 역을 연기 중이다. 공효진과의 안정적인 연기 호흡으로 동시간대 1위에 올랐지만 소지섭의 캐릭터는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함을 풍긴다.
바로 홍정은·홍미란 작가가 2011년 집필한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속 독고진 캐릭터다. 차승원이 연기한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독고진 캐릭터와 소지섭의 오만방자한 주중원이 겹쳐 보인다는 반응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사람은 철저하게 무시하는 비인간적인 태도나 까칠한 말투와 제스처 등이 너무도 닮았다.
비슷한 캐릭터에 대한 우려는 방송 전부터 제기된 바 있다. 7월 제작발표회 당시 소지섭은 이를 의식한 듯 “연기에 참고 하려고 ‘최고의 사랑’을 한 번 봤는데 차승원만의 느낌이 있더라. 어떻게 해도 차승원처럼은 안 되더라. 홍자매 작가의 대사에는 특유의 맛이 있는데 내 나름대로 해석해 맛을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인공 공효진 역시 귀신을 본다는 전제나 음침하고 우울한 설정을 제외하고는 ‘최고의 사랑’에서 연기한 구애정 캐릭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어딘가 어설퍼 보이는 허당스러운 모습이나 남자주인공의 까칠한 독설에도 헤벌쭉 웃어넘기는 ‘공블리’의 모습은 변함이 없다.
매 작품에서 캐릭터 구성에 두각을 보인 홍정은·홍미란 작가가 지난해 방송된 KBS 2TV ‘빅’의 참패에 이어 ‘주군의 태양’에서도 주인공 캐릭터 설정에 실패해 소지섭과 공효진이 가진 매력을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드라마 한 관계자는 “아직 초반이라 다소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소지섭과 공효진의 관계에 변화가 생기면서 캐릭터 역시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