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영화 VIP 시사회

입력 2013-09-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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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모호필름

사진제공|모호필름

배우·제작진과 새벽까지 뒷풀이 기회도

웬만한 시상식 못지않다.

영화 VIP시사회가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평소 쉽게 볼 수 없는 스타들이 몰리면서 ‘포토월’이 들어선 지도 오래다. 물론 원하는 사람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미리 초청받은 ‘매우 중요한 사람’(VIP)에게만 기회가 주어진다. 최근 열린 VIP시사회 가운데 가장 대규모였던 ‘설국열차’의 경우 초청자만 2000명에 달했다. 한국영화 최대 제작 규모였던 만큼 서울 영등포CGV 전관을 빌려 시사회가 열렸다.

그렇다면 그 초청자는 어떻게 선정됐을까. 일단 각 분야별로 대상자를 추린다. 투자배급사와 제작사, 출연배우의 소속사 등에도 티켓을 배분한다. 영화 스태프도 VIP 대우를 받는다. 그 가족도 같은 자격으로 참여하는 축제의 자리다. 참석자 명단이 꾸려지면 영화 홍보대행사는 인기 스타와 유명인을 추려 포토월에서 사진을 촬영할 인물들을 따로 추린다.

때론 이 과정에서 잡음이 인다. 실제로 최근 열린 한 VIP시사회에서는 평소 경쟁관계에 있던 두 매니지먼트사 관계자들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서로 상대 회사 소속 연예인이 참석하면 자사의 스타는 “빼겠다”고 맞붙었기 때문이다. 이에 주최 측은 쓸데없는 구설을 피하기 위해 양해를 구하고 두 회사 연예인 모두 참석하지 않도록 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VIP들은 시사회 직후 배우들과 제작진이 모이는 ‘뒷풀이’ 자리에도 초대된다. 장소는 주로 시사회장 인근 호프집. 이날만큼은 배우들도 ‘허리띠 풀고’ 마신다. 새벽 3∼4시까지 술자리가 이어지는 건 보통이다.

이 같은 VIP시사회가 활성화한 건 2000년대 초반부터. 1993년 여름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울 종로 단성사에서 상영 중이던 ‘서편제’를 관람했고 이 소식이 방송사 주요 뉴스에 등장했다. 이후 이벤트 시사회라는 이름으로 언론을 통해 영화를 알리던 홍보 행사가 지금의 VIP시사회로 발전했다는 게 ‘정설’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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