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에 2m 넘는 진격의 거인 몰려온다

입력 2013-09-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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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2014시즌 프로배구 V리그는 키 2m가 넘는 외국인선수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12∼2013시즌 V리그를 평정한 삼성화재 외국인선수 레오. 스포츠동아DB

■ 올 시즌 용병 선택의 기준은 ‘높이’

디펜딩챔프 삼성화재는 레오와 한 시즌 더
나머지 구단은 모두 2m 넘는 새 용병 뽑아
3시즌 우승 가빈이 용병 선택 가이
드라인
공격타점 360m 이상 국내 선수엔 높은 벽

2013∼2014시즌 프로배구 V리그는 신장 2m가 넘는 빅맨들의 각축장이 될 전망이다.

남자부 최초로 7개 구단 경쟁체제에서 우리카드를 제외한 각 구단이 선택한 외국인선수들의 키는 모두 2m가 넘는다. 2008∼2009, 2011∼2012시즌에 이어 역대 3번째다. 그동안 V리그와 인연을 맺은 외국인선수는 51명. 이 가운데 2m 이하는 9명 있었다. 2012∼2013시즌 드림식스가 선택한 다미가 최후의 2m 미만 선수였다. 2005∼2006시즌 삼성화재 아쉐 프레디, 2005∼2007시즌 LIG손해보험 키드 윈터스, 2007∼2008, 2010∼2011시즌 현대캐피탈 로드리고, 헥터 소토 등도 2m 이하였다. 모두 기술이 빼어난 빠른 공격수였지만 우승에는 실패했다. 현대캐피탈 김호철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기술이 좋아 기술배구는 잘 안 통한다”고 말했다. 누구보다도 높이의 필요성을 먼저 알았던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이번 시즌 어느 해보다도 외국인선수의 기량이 좋다. 그 친구들의 싸움이고 높이의 대결이다. 그 준비를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다”고 했다.


● 키가 크면 유리할까

배구는 높이의 경기다. 남자는 2m43cm, 여자는 2m24cm의 네트를 넘어서 상대를 공격한다. 키가 크면 분명 유리하지만 배구는 높이 외에도 파워와 스피드도 필요하다. 이들을 모두 갖춰야 완벽한 선수지만 우리 배구는 3가지 가운데 높이를 원한다. 이유가 있다. 국내선수와 외국인선수의 높이 차이 탓이다. 공격을 막아내는 상대선수의 높이가 비슷하다면 스피드나 파워가 필요하지만 우리 선수들의 블로킹 높이와 외국인선수의 공격타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세계 정상급 공격수의 타점은 360cm 정도. 국내 선수 블로커들의 벽은 330cm를 넘지 못한다. 그 30cm의 차이가 바로 절대높이다. 외국인선수를 한 팀에 여러 명 둔다면 다양한 공격을 하고 수비에서도 높은 공격을 막아낼 확률이 높겠지만 V리그는 출전 외국인 선수가 한 명이다. 게다가 우리 세터들의 토스가 다른 리그에 비해 빠르지 않다. 높이에 더욱 의존하는 이유다.


● 역대 성공사례가 높이를 요구한다

V리그 역대 우승팀을 보면 우승 공식이 있다. 높이와 파워가 좋은 외국인선수가 우승을 가져다줬다. 2005∼2007시즌 현대캐피탈 션 루니, 2007시즌 이후 삼성화재 안젤코, 가빈, 레오 모두 2m 이상의 장신선수였다. 현대캐피탈이 2009∼2010, 2010∼2011시즌 두 시즌에 데려온 에르난데스와 헥토 소토는 세계적인 선수였지만 한국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다.

배구입문이 늦었지만 3시즌 연속 성공신화를 썼던 가빈은 외국인선수 결정의 가이드라인이 됐다. 가빈의 공격타점은 무려 370cm였다. 파워도 있었다. 그 위력을 잊지 않은 각 구단은 새로운 외국인선수를 고르면서 가빈과 비교한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의 가빈보다는 좋았다”며 바로티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LIG손해보험은 역대 두 번째 장신선수 에드가를 선택했다. V리그 최장신선수 기록도 LIG몫이다. 2008∼2009시즌 카이(네덜란드)가 215cm였다. KEPCO의 산체스는 6명 가운데 가장 높이가 떨어진다. 몸 상태도 정상은 아니고 대학팀과 연습경기 때도 기대이하여서 신영철 감독은 애가 탄다.


● 높이를 막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서브의 중요성을 들었다. 리시브를 힘들게 해서 외국인선수에게 좋은 공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삼성화재는 강한 서브보다는 외국인선수의 공격 길목을 가로막는 목적타 서브를 집중하고 있다. 또 다른 해답은 역시 블로킹이다. 절대높이는 차이가 나지만 공격수는 밑으로 꽂아야 한다. 블로킹 벽에 조금이라도 걸치면 수비로 잡아낼 방법은 있다. 블로커의 타이밍은 물론 상대 공격수가 어떤 위치에서 공격을 집중하는지 루트 파악이 중요하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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