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감독-김상식(오른쪽). 스포츠동아DB
인천·부산 제압…‘충격의 포항전’ 벗어나
마음 속 깊은 곳의 심정을 헤아려야 ‘복심’이라 부를 만하다.
전북 현대는 FA컵 4강전과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연거푸 제압하며 반전을 마련했다. 최강희 감독이 적재적소에 투입할 수 있는 복심의 힘이 컸다. 주인공은 베테랑 미드필더 김상식(37)이다.
최 감독과 김상식의 인연은 잘 알려져 있다. 김상식은 2008년 성남 일화에서 방출 통보를 받으며 위기를 맞았다. 최 감독이 김상식을 맞아들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노련미와 투쟁심을 높이 평가했다. 결과는 적중했다. 전북은 2009년과 2011년 정규리그 정상에 섰다. ‘숨은 공로자’로 김상식을 치켜세웠다.
김상식은 건재했다.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하며 우승 퍼즐을 하나씩 맞춰나가고 있다. 전북은 스플릿시스템으로 나뉜 첫 경기에서 포항에 0-3으로 졌다. 그전까지 정규리그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를 기록한 전북으로선 충격적인 결과였다. 우승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최 감독이 포항-인천-부산(FA컵)으로 이어지는 3연전을 강조해왔는데, 첫 단추를 잘못 꿰었던 것이다.
위기 상황. 최 감독은 김상식을 찾았다. 김상식은 허리부상에서 완쾌되며 50여일 만에 복귀했다. 11일 인천전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매서운 공세를 잘 막아냈다. 박희도가 뇌진탕을 당하며 어수선했지만 분위기를 잘 추슬렀다. 15일과 21일 부산전에서 진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경기 모두 풀타임을 뛰며 상대의 압박과 공세를 끊어냈다. 노련한 경기운영은 더할 나위 없었다. 최근 3경기 연속 풀타임 출전한 결과는 2승1무.
김상식은 올 시즌부터 플레잉코치로 활약 중이다. 전북 관계자는 “김상식이 최 감독 복귀 이후 더욱 힘을 내는 것 같다”고 웃었다. 김상식은 최 감독과 함께 전북의 K리그 3번째 우승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