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이택근(왼쪽)은 이른바 ‘LPG(이택근-박병호-강정호) 트리오’의 제어판이다. 팀의 주장인 그는 막중한 책임감으로 넥센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29일 목동 두산전에서 3회 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린 박병호와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이택근. 목동|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seven7sola
난 경기 푸는 역할…박병호·강정호와 달라
창단 첫 PS …큰 경기 통해 선수들 성장
젊음은 큰 무기…우린 더 강한팀 될 것”
넥센은 지난 28일 잠실 LG전에서 4-0 승리를 거두면서 잔여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넥센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2008년 창단 이래 처음 있는 ‘경사’다. 이번 포스트시즌 진출은 넥센의 주장 이택근(34)에게도 특별한 의미가 담겨 있었다.
● 7년만의 가을야구, 책임감 막중
이택근의 ‘가을야구’는 현대 시절이었던 2006년이 마지막이었다. 무려 7년 만에 경험하는 포스트시즌이다. 7년간 이택근은 희로애락을 경험했다. 신생팀 넥센의 중심타자로 활약하면서 이를 바탕으로 태극마크를 달았고,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최고의 성과를 냈다. 반면 많은 기대 속에 트레이드를 통해 LG 유니폼을 입었으나 상처만을 남겼다. 프리에이전트(A) 자격을 얻어 돌아온 친정팀에서 주장 완장을 단 그는 2년 만에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 선봉에 서면서 다시 미소를 찾았다.
7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이택근은 베테랑이 되어 있었고 ‘책임감’이라는 옵션도 추가 됐다. 이택근은 “당시(2006년)에는 야구 잘하는 형들이 워낙 많아서 부담이 없었다. 그저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안타 하나에 기분 좋았다”고 현대 시절을 회상했다. 이제는 다르다. 이택근은 “지금은 내 위치가 다르다. 고참이자 팀의 주장이다. 팀을 생각하는 위치다.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겼다”며 말에 무게를 실었다. 또한 “나는 박병호나 강정호가 아니다. 우리 팀에 홈런 치는 타자는 따로 있다. 나는 경기를 풀어나가는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며 경기에서의 역할도 잊지 않았다.
● 한 단계 발전할 ‘희망의 넥센’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에 성공한 넥센에게 ‘큰 경기 경험 부족’은 가을야구 기간 내내 극복해나가야 할 요소다. 포스트시즌에서 넥센이 패할 때마다 ‘경험’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 언론의 기사 메뉴가 될 것이다. 이택근은 이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그는 “송지만, 송신영 선배 등 우승 경험 있는 선수들이 있다. 감독님도 현대에 몸 담으셨던 분이다. 스몰볼과 빅볼 게임을 모두 구사할 줄 아신다. 단기전에서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더불어 이택근은 젊음이 큰 무기가 될 것이라며 희망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어떤 활약을 펼칠지 알 수 없다. 오히려 그 부분이 장점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결과를 떠나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를 경험하고 나면 젊은 선수들이 더욱 성장할 것이다. 이는 곧 우리가 더 좋은 팀이 된다는 것 아니겠는가. 우리는 더 희망이 있는 팀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목동|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