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뿐인 마무리…두산의 불펜 파괴 계속?

입력 2013-10-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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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니퍼트. 스포츠동아DB

선발 니퍼트 불펜 대기 등 보직 파괴
2001년 KS 우승때와 대조되는 행보

두산은 16일까지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4연승을 거뒀다. 이 중 9이닝 안에 끝낸 경기가 2번 있었는데, 세이브는 니퍼트와 홍상삼이 기록했다. 단기전이기에 변칙적 투수운용은 얼마든 가능하다. 그러나 기묘한 것은 두산 김진욱 감독이 포스트시즌 내내 “우리 팀 마무리는 정재훈”이라고 외치고 있는 사실이다. 말로는 마무리가 정재훈이라 해놓고 정작 세이브 상황에선 투입하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17일 LG와의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도 “마무리는 정재훈”이라고 재차 반복했다. 그러나 “상황에 따라 불펜투수를 길게 가져갈 수 있고, 투입순서도 바뀔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사실상 불펜 보직의 파괴 발언이다. 요약하면 감독의 판단에 따라 투수의 등판순서와 투구수가 바뀔 수 있다는 의미다. 김 감독은 넥센과의 준PO 5차전 직전 “니퍼트를 마무리로 쓰는 일은 없다”고 해놓고 전격투입을 결정했다. 17일에도 우세하거나 대등한 흐름이 올 상황을 대비해 니퍼트를 불펜에 대기시켜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두산의 마운드 운용은 마지막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한 2001년과 선명한 대비를 이룬다. 당시 두산은 단 1명의 10승 투수도 없이 불펜의 힘으로 우승을 이뤘다. 에이스 박명환(현 NC)이 8승, 최용호가 7승, 구자운이 6승, 용병 콜이 6승, 조계현(현 LG 수석코치)이 3승이었다. 그러나 불펜에는 마무리 진필중(9승6패23세이브)을 축으로 이혜천(9승), 차명주(6승)가 버티고 있었다. 김인식 당시 감독의 절묘한 투수교체와 타선의 힘으로 준PO부터 한화, 현대, 삼성을 연파하고 KS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2013년의 두산은 현대야구의 흐름과 역행하는 불펜 파괴를 벤치가 선택한 상황에서 니퍼트∼유희관∼노경은 등 선발진의 힘으로 우승을 꿈꾸고 있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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