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교체 멤버도 없는 두산 내야진

입력 2013-10-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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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한국시리즈가 시작된 뒤 이원석과 오재원의 연이은 부상으로 내야 사정이 열악해졌다. 유틸리티맨 김재호(사진)가 경기마다 유격수, 3루수, 2루수를 오가야 하는 이유다. 김재호는 28일 4차전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잠실|박화용 기자

두산은 한국시리즈가 시작된 뒤 이원석과 오재원의 연이은 부상으로 내야 사정이 열악해졌다. 유틸리티맨 김재호(사진)가 경기마다 유격수, 3루수, 2루수를 오가야 하는 이유다. 김재호는 28일 4차전에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잠실|박화용 기자

이원석·오재원 부상에 김재호 멀티 내야포지션 소화

두산 김재호(사진)의 원래 포지션은 유격수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LG와의 PO까지 유격수로 전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삼성과 한국시리즈(KS) 1차전에서 벤치에 앉았다. 삼성전 데이터가 강한 손시헌이 선발 출장했기 때문이다. 이어 2차전에선 3루수로 교체 출전했다. 3루수 이원석이 다쳐서 긴급 투입됐다. 그리고 3차전에선 선발 3루수로 나섰다가 중간에 2루로 옮겼다. 2루수 오재원마저 주루 도중 다리를 다쳐 실려나간 것이다.

김재호의 포지션이 이렇게 경기마다 바뀌는 것은 열악한 두산 내야의 사정을 여과 없이 드러낸다. PO까지 내야수 최주환이 엔트리에 있었지만, 4선승제의 KS에선 투수가 한 명이라도 더 필요하다는 코칭스태프의 판단에 따라 김명성으로 교체됐다. 이 결정이 지금에 와서는 뼈아픈 결과가 되고 있다.

두산은 28일 KS 4차전에 2루수 김재호, 3루수 허경민, 유격수 손시헌을 넣었는데 이 중 1명이라도 다치면 마땅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었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캠프 때 내·외야수의 포지션을 바꿔서 훈련을 시켜본 적이 있었는데 외야수 중 정수빈, 이종욱이 내야수비도 잘 하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왼손잡이 내야수’ 얘기가 나오는 자체가 자조적 웃음이었다.

그나마 위안은 외야수들이 저마다 ‘내야도 가능하다’고 자원하는 기특함이다. 3루수도 봤던 민병헌을 비롯해 김현수까지 “내가 중·고등학교 때 유격수 출신”이라고 홍보(?)에 나섰다. 이밖에 임재철과 포수 양의지, 투수 오현택도 내야수 경력이 있기에 비상시 투입 후보 물망에 올랐다.

그러나 만약 부상자가 발생하면 이원석을 낸다는 것이 두산 벤치의 생각이었다. 아직 옆구리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 훈련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이원석이지만 “쉬고 있으니까 더 미안하다. 뛸 수 있다”며 투지를 불살랐다. 정규시즌 4위로 사상 첫 한국시리즈 패권을 노리는 두산의 악전고투가 눈물겨울 정도다.

잠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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