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오티스(보스턴). 메이저리그 사무국 제공
보스턴 중심타자 데이비드 오티스(38)의 화력이 월드시리즈가 열리고 있는 미국의 밤하늘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오티스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 홈구장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5차전에 3번 타자(1루수)로 출전해 2루타 포함 4타수 3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보스턴은 이날 오티스의 활약에 힘입어 세인트루이스를 3-1로 물리치고 시리즈 전적 3승 2패의 우위를 점하며 월드시리즈 우승에 단 1승만 남겨놓게 됐다.
전형적인 ‘가을 사나이’로 통하는 오티스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15타수 11안타를 때려내는 무서운 화력을 선보이며 타율 0.733 2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월드시리즈 역대 최고타율은 현 신시내티 1루 주루코치인 빌리 해처(53)가 지난 1990년 기록한 0.750(12타수 9안타). 이 때문에 오티스는 소속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은 물론 월드시리즈 역대 최고타율 기록 경신도 눈 앞에 두게 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오티스는 지난 199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올해로 빅리그 경력 17년째인 그의 통산 타율은 0.287. 하지만 2004년과 2007년에 이어 올해로 세 번째 경험하는 그의 월드시리즈 통산타율은 무려 0.465. 그가 왜 ‘가을 사나이’로 불리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티스를 제외한 보스턴 타선의 월드시리즈 성적은 타율 0.151 15타점 16득점에 그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 동안 오티스를 상대로 직구 일변도의 투구를 하던 세인트루이스는 지난 5차전 경기에서 커터를 포함한 변화구 비율을 높이는 등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이 역시 이미 달아오른 오티스의 방망이를 피해가지 못하고 난타 당했다.
실제로 지난 5차전 1회 주자 2루 상황에서 오티스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세인트루이스 에이스 애덤 웨인라이트는 1루가 비었는데도 오티즈와 정면승부를 벌이다 1타점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웨인라이트는 이날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티즈와 정면승부를 펼치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1회부터 고의사구를 내줄 순 없는 것 아닌가”라며 당시의 고충을 털어났다.
오티스는 이미 세인트루이스의 경계대상 1호가 된 것은 물론 그의 팀 동료들 조차도 “모든 투수들이 오티즈를 두려워할 것”이라며 오티스의 맹활약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보스턴 포수 데이비드 로스는 오티스를 가리켜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할 정도.
한편, 월드시리즈 우승에 단 1승 만을 남겨놓은 보스턴은 오는 31일 홈구장인 펜웨이파크로 장소를 옮겨 월드시리즈 6차전을 치른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22.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