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삼성 감독이 처음에는 두려웠다”

입력 2013-11-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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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삼성이 7-3으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에 올랐다. 감독상을 수상한 류중일 감독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일 저녁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3프로야구 삼성과 두산의 한국시리즈 7차전에서 삼성이 7-3으로 승리를 거두며 챔피언에 올랐다. 감독상을 수상한 류중일 감독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대구ㅣ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7차전에서 두산에 7-3으로 승리하며 사상 첫 페넌트레이스와 KS 통합 3연패를 달성한 삼성 류중일 감독의 경기 직후 인터뷰를 목소리 그대로 전달한다.


● 삼성 류중일 감독=아이고 추워라. 고맙습니다. 경기 전에 6시간 후에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는데 이런 모습입니다. 반대로 졌으면 상대 박수 쳐줬을 텐데. 3연패 너무 뭐라고 해야 하나 내게 이런 영광도 오는 구나 그런 생각이 들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막상 3연패 하고 나서 2010년 12월 30일이 생각납니다. 갑자기 사장님이 전화를 하셔서 감독직을 맡아 달라고 했을 때 좋은 것 보다 두려웠습니다, 하위 팀이었으면 새로운 야구를 만들고 성적을 올릴 텐데 항상 상위팀이었기 때문에 두려움이 컸습니다. 오키나와 캠프 끝나고 한국에 참 들어오기 싫었습니다. 혹시 4강 못가면 어쩌지 그런 생각에 술로 밤을 지새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첫 해 우승했고 3연패까지 했습니다. 응원해주신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제가 감독되고 말을 하면 이상하게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미디어데이 때 무슨 생각으로 ‘생애 최고 기억이 남는 한국시리즈가 되도록 하겠다’라고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홈에서 2패했지만 0%의 기적을 이뤘습니다. 이렇게 되려고 그랬나 봅니다.

모든 선수들이 MVP입니다. 코칭스태프 저 포함해서 12명입니다. 이들도 모두 MVP입니다.
(이승엽이 6차전까지 부진했다. 라인업에 제외할 고민을 했었나?) 비록 이승엽이라는 선수는 부진했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갖는 위압감, 상대 투수가 굉장히 조심스럽게 대했을 거라고 봅니다. 엄청나죠. 못 치더라도. 그 부분을 생각했습니다. 정병곤, 김태완도 정말 잘 했습니다. LG에서 와서 삼성에서 처음 우승했는데 조동찬, 김상수가 없는데 잘 해줬습니다. 공로가 분명히 있습니다.

내년이요? 이미 최강 삼성 만들겠다 했는데(웃음) 오승환 선수가 어떻게 될지 모르고, 장원삼 선수도 FA입니다. 오승환이가 미국이나 일본 진출한다면 마무리를 누구를 쓸까 그 고민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상은 오르기보다 지키기가 힘들다고 하죠. 내년에도 마무리 캠프도 하고 스프링캠프도 하면서 부족한 것 다 채우고 더 최강 삼성 만들면 좋겠습니다. 감독은 늘 배가 고픈 사람입니다. (기억에 남는 경기) 2차전입니다. 오승환이 홈런 허용한 것이 문제가 아니고 10회, 11회 1사 만루 찬스를 날린 것이 7차전 까지 온 이유 아닌가 합니다. 저희들도 3차전 질수도 있었죠. 그러나 잡은 게 행운이고, 4차전 못 잡았고.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차전입니다.

(감독이 된 후 대구에서 첫 KS 우승이다) 홈에서 팬들과 우승하려고 그런거냐 그런 농담도 들었는데 대구 출신으로 홈 팬들과 축배를 들어서 더욱더 기분이 좋습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 외국인 투수죠. 지난해는 외국인 선수 둘이 25승인가를 했는데 올해는 9승인가 그 정도였어요. 정현욱, 권오준 없는 필승조도 그랬고. 마지막에 LG에 쫓겼을 때 좀 힘들었죠. (아시아 시리즈에 대해) 지금 여기 있는 선수들 다 함께하고 싶죠. 그러나 오승환 거취, 장원삼 FA도 있고, 밴덴헐크도 조금 부상이 있고 살펴봐야 할 부분입니다. 지난해 조금 아쉬웠죠. 최고 명문 요미우리랑 해보고 싶었는데 올해도 라쿠텐에는 미안하지만 요미우리가 왔으면 좋겠습니다.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두산이요? 시즌 미디어데이 때 우승 후보로 두산과 KIA를 꼽았었습니다. 만약에 니퍼트가 부상이 없었다면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했다고 봅니다. 왼손 투수가 없다는 약점이 있지만 투수들도 상위고 타자들도 고루고루 포진했고 장타력에 작전수행능력, 이종욱, 정수빈 같은 발 빠른 타자도 있고 정말 강팀입니다. 두산 준플레이오프하고 플레이오프하면서 체력이 많이 바닥이 났을 텐데 7차전까지 했다는 것은 대단한 팀이죠. 감사합니다. 아시아시리즈에서 봅시다.

대구|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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