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업들이 상품 매매나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자 입찰 제안을 한다. 입찰 제안의 꽃은 뭐니뭐니해도 ‘경쟁 프레젠테이션’이다. 경쟁사를 물리치고 입찰에 성공하려면 설득력 있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평가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을 멋지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평가자들의 날카로운 시선을 마주하고 있노라면 머릿속이 새하얘지고, 예상치 못했던 돌발 질문에 당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표자의 마음은 타들어가는 반면, 평가자들은 심드렁하고 지루하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렇다면 평가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프레젠테이션은 무엇이고, 그런 프레젠테이션은 어떻게 해야 할까?
프레젠테이션 초보자라면 ‘입찰 수주를 위한 전략적 제안 프레젠테이션(김용기, 한스미디어)’을 참고해볼 수 있겠다. 이 책은 경쟁 프레젠테이션에서 승리하는 방법과 원리를 단계별로 설명해 실무 능력을 향상하도록 도와주는 제안 참고서다. 저자 김용기는 글로벌 제안 컨설팅 전문기업 쉬플리의 한국지사(쉬플리코리아) 대표다. 쉬플리코리아는 2008년 설립된 후, 쉬플리의 노하우를 국내에 적용해 수주 성공률 95.4%(금액 기준), 수주 금액 1조 5,500억 원을 달성했다.
제안 승리 비결을 담았다, 프레젠테이션의 ‘바이블’
이 책은 ‘제안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이해’, ‘제안 전략 개발’, ‘프레젠테이션 내용 개발’, ‘슬라이드 디자인’, ‘무대에서 승리하기(프레젠테이션 리허설 훈련)’ 등으로 구성됐다.
‘제안 프레젠테이션에 대한 이해’ 부문은 초보자들을 위한 내용으로, 일반 프레젠테이션과 제안 프레젠테이션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한다. 저자는 일반 프레젠테이션과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접근 방법 자체가 다르다고 강조한다.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발표자가 판매 또는 수주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고, 청중은 평가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또한, 제안 프레젠테이션은 주장을 먼저 제시하고 근거를 뒷받침하는 ‘연역적 구성(주장+근거)’을 한다. 이는 이야기를 잘 전달하고, 독자들에게 이해와 공감을 이끌어내고, ‘귀납적 구성(사실+마무리)’을 하는 일반 프레젠테이션과 엄연히 다르다.
제안 프레젠테이션에 대해 이해했다면, 제안 전략을 세울 차례다. 저자는 승리하는 제안의 전제 조건으로 ‘차별화된 내용’, ‘논리적 설득 및 신뢰 확보’, ‘슬라이드가 아닌 발표자가 주인공’, ‘화면이 아닌 청중을 볼 것’, ‘질의 응답의 중요성’ 등을 강조한다. 특히 평가자에게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이 질의 응답임을 일깨운다. 쉬플리코리아에 따르면 질의 응답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프레젠테이션, 그 다음은 슬라이드, 맨 마지막이 제안서와 제안 요약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발표 및 제안서 작성에 힘을 쏟느라 질의 응답을 소홀히 하는데, 이 책은 이같은 허점을 짚어준다.
또한 ‘1등 전략과 2등 전략’, ‘정공법과 역공법’, ‘분석적 접근과 통합적 접근’ 등, 발표자의 상황에 맞는 제안 프레젠테이션 운영 전략을 다양하게 제시한다. 예를 들어, 1등 전략과 2등 전략은 다음과 같다. 만약 우리 회사가 1등 업체라면, 균형을 중시해야 한다. 균형 전략은 다양한 고객의 이슈를 모두 다루어서, 모든 평가자에게 골고루 높은 점수를 얻어내는 것을 뜻한다. 이는 제안 평가위원회가 항상 다양한 그룹으로 구성된다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반면, 우리 회사가 2등 업체라면 자사의 특장점을 날카롭게 강조하고,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해야 한다. 업계에서 1위를 하는 회사는 자신의 회사 솔루션을 썼을 때 구체적으로 얼마나 개선되는지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거나 예측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해당 데이터가 설득력이 떨어질 수도 있고, 실제 수행업체로 선정되면 그 데이터가 계약서에 준하는 효력을 발휘해 자신들의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하지만 2등 업체라면 이를 따질 겨를이 없다. 입찰 경쟁에서 2등이란 의미가 없기에,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다.
이 외에도 프레젠테이션 디자인 및 리허설 등 실전에서 승부를 좌우하는 요소를 통계 자료와 이미지로 제시하고, 쉬플리가 쌓아온 노하우와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쉬플리 팁(SHIPLEY TIP)’을 덧붙였다. 가령, 이 책은 프레젠테이션 시 유머를 던져 분위기를 전환하는 요령까지 담았는데, 이는 저자가 실제로 겪었던 일을 예시로 한 것이다. 쉬플리가 컨설팅한 회사가 많은 만큼 업계 사례도 다양하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초보자도 현장 분위기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프레젠테이션을 글로 배운다’는 걱정을 덜 수 있다. 사실 책 두께를 보면 압도당할 것만 같은데, 막상 읽어보면 술술 넘어가는 이유는 이 같은 실전 경험 사례와 노하우 덕분이리라.
‘최강 제안 경쟁 프레젠테이션’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된다. 소재는 입찰 제안이지만, 상대방을 설득해 내가 원하는 바를 관철하는 방법에 대해 다룬 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질문을 잘 하는 방법까지 담고 있다. 예를 들면 제안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내용 전문가가 디자이너에게 개선 요청을 할 때의 태도, 이에 대해 질문을 하는 방법까지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는 실무자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향상하고 싶은 사람, 면접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에게도 지침서가 될 만하다.
도서 뒷면에는 제안 프레젠테이션에 응용할 수 있는 PT 플래너, 스토리 개발 워크시트, 목업 개발 시트, 키노트 시트 등을 담은 CD도 동봉돼 있으니 참고하면 된다. 출판사는 한스미디어, 가격은 3만 5,000원이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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