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공사 과정에 국제축구연맹(FIFA)은 발만 동동 굴리고 있다.
브라질월드컵 개막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6월13일 상파울루에서 브라질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7월14일 결승전까지 한달여의 시간을 내달린다. 60억 전 지구인의 이목이 브라질 12개 개최도시에 집중된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개막 6개월 전, 즉 2013년 12월까지 12개 도시 경기장 및 관련 제반시설의 완공을 마감일(deadline)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원칙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선 지켜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3개 도시가 기한을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쿠리치바와 쿠이아바, 상파울루가 그렇다.
쿠리치바(아레나 다 바이사다)는 기존 아틀레치쿠 파라나엔시의 홈구장을 증축하기로 결정했다. 2만5000석 규모를 4만1000석으로 늘리면서 지붕 공사를 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예산상의 문제로 덮개 설치가 취소되고 수차례 설계 변경이 따랐다. 현재 85%의 공정에 그쳤다. 공사 인부들의 추락사와 교통사고가 빈번하면서 주 법원은 ‘일시적인 공사 중단’을 지시하기도 했다. FIFA 관계자들이 수차례 우려를 표했지만 상황은 개선되지 않았다. 내년 2월 완공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쿠이아바(아레나 파타나우)도 더디긴 마찬가지. 90%의 공정률로 내년 2월 완공될 것으로 전망된다. FIFA 관계자는 6월 쿠이아바를 비롯한 몇몇 경기장이 내년 1월5일 공사를 모두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밝힌 바 있다. 한달여 가까이 연기되는 것이다.
개막전이 열리는 상파울루(아레나 데 상파울루)는 더욱 암담하다. 지난 주 500톤을 들어올리는 크레인이 붕괴되면서 2명의 인부가 죽고 경기장 일부가 부서졌다. 지붕과 대형 전광판이 큰 피해를 입었다. 브라질월드컵 조직위는 이번 주말까지 사고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내년 2월 완공을 목표로 삼고 있다. FIFA 관계자는 “개막전은 차질 없이 상파울루에서 열린다”고 확인했다.
FIFA는 작년 6~7월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개최하며 6개의 개최도시에게 똑같은 규칙을 적용했다. 2012년 12월까지 공사를 완료해 줄 것으로 당부했다. 그러나 오직 2개 경기장만이 제때 완공됐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