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예 서강준 “‘별그대’ 오디션은 떨어졌지만, 운은 타고났죠”

입력 2013-12-12 07: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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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신인이 나타났다.

데뷔 3개월 만에 SBS 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에서 시청자들에 눈도장을 찍고, 바로 MBC 단막극 ‘하늘재 살인사건’에서 주연을 꿰찬 배우 서강준(20)이다. 단막극 출연 후에는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그의 이름이 올라 존재감을 확인시켰다.

서강준은 배우 그룹 서프라이즈 소속으로, 지난 9월 드라마툰 ‘방과후 복불복’을 통해 데뷔했다. 곧이어 차기작들을 숨가쁘게 소화하며 벌써부터 2014년을 빛낼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다.

“에이, 유망주라뇨. 아직은 빠른 것 같아요. 지금처럼 작은 역할을 계속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스펙트럼도 넓히고 테크닉도 차근차근 쌓아나가고요.”

수줍은 미소로 “확 뜨면, 그 무게가 너무 무거울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서강준. 차분한 여유 속에 남다른 깊이가 느껴지는 수상한 신인다운 대답이다.


● 반전 캐스팅 비화 “‘별그대’ 오디션 갔다가 ‘수상한 가정부’ 만난 사연”

서강준은 최근 종영한 ‘수상한 가정부’에서 은한결(김소현 분)의 밴드부 선배 최수혁 역을 맡아 나쁜 남자부터 성숙한 남자로 성장하기까지 다양한 면모를 연기했다. 특히 많지 않은 분량과 대사에도 시청자들은 그의 묵직한 눈빛 연기에 호응을 보냈다.

“‘눈빛을 어떻게 연출해야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어요. 그저 눈빛으로 속마음을 전달하려고 연기했죠.”

하지만 능숙했던 눈빛 연기와 달리 그는 지상파 방송사 작품 첫 출연인 만큼 힘든 점이 많았다고 토로했다.

“데뷔작 ‘방과후 복불복’에서는 항상 붙어있는 서프라이즈 멤버들과 호흡을 맞췄죠. 다른 배우들과는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데, 신에 대한 해석이 다를 때가 많더라고요. 배우들이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게 됐죠.”

서강준은 처음 연기를 하며 겪는 시행착오를 하나씩 밟아가고 있었다. 특히 ‘수상한 가정부’는 캐스팅도 급박하게 이뤄져 캐릭터를 연구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사실 그의 캐스팅에는 반전 비화가 숨어있었다.

“사실 저는 방영 예정인 SBS ‘별에서 온 그대’ 오디션을 보러갔었거든요. 지금 안재현 씨가 맡고 있는 천윤재 역으로요. 잘 본 것 같지 않아 터덜터덜 나오는데 한 남자분이 다가와서 ‘‘수상한 가정부’가 6시간 뒤에 오디션이 있는데 보러오지 않겠느냐’고 제안했어요.”

서강준은 그렇게 ‘수상한 가정부’ 오디션을 보게 됐고, ‘별에서 온 그대’는 떨어지고 ‘수상한 가정부’에 합류하게 됐다.

“운이 정말 타고났죠. 작품을 이렇게 만나다니! 제가 가진 재능과 데뷔 기간에 비해 정말 많은 것들을 얻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 SM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가수가 될 뻔한 적도 있다?


진지하게 대답을 이어가던 서강준은 자신감 있는 이야기 할 때는 강하게 어필할 줄도 아는 유쾌한 배우이기도 했다. ‘수상한 가정부’ 캐릭터와 비교해 닮은 점을 물으니 그는 “학교에 있는 전형적인 킹카?”라고 쑥스럽게 웃으며 답했다.

“저를 보러 교실에 몰려오고, 여학생들이 좋아해주고…. 그런 점이 수혁과 비슷했어요. 다른 점은 수혁이는 약간 ‘틱틱’대는 말투인데 반해, 저는 좀 조용한 성격이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장난기가 점차 많아지긴 했지만요.”

작품에서 박지빈-김소현과의 삼각관계처럼 실제로 삼각관계를 경험한 적은 없느냐 물으니 곰곰히 생각하다 “있다”고 또 솔직하게 다 털어놨다.

“중학생 때였어요. 여자친구가 저와 다른 남자를 동시에 만나고 있는 거예요. 알고보니 그 형은 제가 알고 있는 형이었고요. 삼자대면을 했죠. 그 여자친구가 너무 괴로워하면서 울더라고요. 이후에도 저는 그 친구를 많이 좋아해서 헤어지지 못했어요. 결국엔 헤어졌지만요. 중학생이라니 너무 어리긴 했죠?(웃음)”


드라마 속 나쁜 남자 이미지와는 또 다른 서강준의 모습이었다. 극 중 수혁은 ‘K팝스타’ 오디션을 보고 따로 소속사의 영입 제안을 받는다. 서강준 역시 훈남 외모로 학창시절 길거리 캐스팅 제안을 받은 적이 많다고.

“친구들과 어디 놀러 가면 소속사 관계자들의 명함을 받곤 했어요. 연예인을 하고 싶은 마음 있으면 연락 달라고요. 중학교 시절에는 친구가 SM엔터테인먼트에 오디션을 보는데 따라간 적이 있어요. 그 친구는 떨어지고 제가 붙게 됐죠. 그때는 제가 가수에 대한 생각이 없어 포기했지만요.”

당시 소속사에 들어갔다면 최근 대세그룹으로 떠오르고 있는 엑소 멤버가 되지 않았을까 물으니, 곰곰히 생각하다 “그랬을까요? 에이, 설마요”라며 웃었다.

사실 그는 아직 큰 인기나 많은 작품 출연에 대한 욕심이 없다. ‘수상한 가정부’ 이후 ‘하늘재 살인사건’을 찍으며 서강준은 다른 오디션을 자제했다. 현재 하고 있는 작품에 더욱 집중해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서다.

“회사 분들께 작품을 하는 동안은 오디션을 안 봤으면 좋겠다고 정중하게 말했어요. 집중이 분산될 수 있잖아요. 우선 시작한 작품을 잘 준비해서 확실하게 끝내야죠.”

함께 호흡을 맞췄던 친해진 박지빈은 서강준에게 “형, 내년에는 정말 바빠질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배우로서 서강준의 바람은 ‘천천히’다.

“지금처럼만 꾸준히 가고 싶어요. 라이징스타요? 아직이죠. 2015년도나 2016년 쯤이면 모를까요.(웃음) 주어진 작품에 충실하며 한걸음씩 성장할게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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