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지티텔레콤에서 내놓은 모비프렌 GBH-S400은 여러모로 눈에 띄는 제품이었다. 일단 블루투스 무선 헤드셋을 지향하면서도 MP3 플레이어, FM라디오, USB메모리 등 다양한 부가기능을 갖추고 있어서 활용성이 높았고 무엇보다 음질이 상당히 뛰어났다. 무선 제품은 대개 편의성을 중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GBH-S400는 고가의 하이파이 이어폰 못잖은 힘있는 소리를 들려준다는 점을 강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제품이다. 그리고 최근 지티텔레콤은 후속 모델인 모비프렌 GBH-S500을 출시, 전작의 인기를 이어가길 기대하고 있다.
대개 후속 모델이라면 기존 제품의 기본적인 특징은 그대로 둔 상태에서 부분적인 개량을 가해 내놓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GBH-S500는 아무리 봐도 전작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잡다한 부가 기능은 대부분 사라지고 디자인도 전혀 다르다. 대신 가격이 거의 절반 정도(2013년 12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약 7만 원)로 싸지고 음질은 한층 강화되어 더욱 경쟁력 있는 제품이 되었다고 지티텔레콤은 강조하고 있다. 과연 사실인지 직접 써보며 가늠해봤다.
전작과 완전히 다른 목걸이형 디자인
전작인 GBH-S400는 마치 보급형 MP3 플레이어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었던 반면, GBH-S500는 목걸이형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머리띠 같이 생긴 메인 유닛을 목에 걸고 유닛 끝에 있는 이어폰을 귀에 꽂는 구조다. 일반적이지 않은 디자인이라 확실히 눈에 띈다. 참고로 IT동아에 도착한 제품은 검은색이지만 흰색 모델도 시중에 판매 중이다.
특이하게도 유닛 한쪽에는 유명 작곡가인 ‘돈 스파이크’의 서명이 인쇄되어 있다. 지티텔레콤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설계 과정에서 돈 스파이크가 직접 참여해 음질 튜닝을 했다고 한다. 물론 단순히 광고용 멘트일 가능성도 물론 있겠지만 그래도 돈 스파이크 정도의 지명도를 가진 인물이 자신의 이름을 걸고 판매하는 제품인데 소홀하게 튜닝 하진 않았을 거라고 믿고 싶다.
유닛과 이어폰을 무게는 약 28g으로 대단히 가볍다. 덕분에 오랫동안 착용해도 목에 부담은 없다. 기본 제공되는 고무 재질 이어폰 팁(이어패드)은 기본적으로 장착된 소형 1쌍 외에 여분의 소형 1쌍, 그리고 대형 1쌍까지 총 3쌍이 제공된다. 사용자의 귀 구멍이 넓다면 대형으로 교체해서 쓰자. 외부 소음 차폐 능력은 평범한 수준이지만 착용감은 좋은 편이다.
잡다한 부가 기능 없애고 인터페이스 간소화, 값도 낮췄다
참고로 이어폰 부분은 본체 유닛에 고정되어 있어서 교체는 할 수 없다. 이는 전작인 GBH-S400도 마찬가지였다. 제조사 측의 설명에 따르면 개발자가 전하고자 하는 소리의 성향을 왜곡 없이 즐기려면 기본 제공하는 유닛과 이어폰을 반드시 함께 써야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점이 아쉬운 사용자도 없지 않겠지만 제품이 들려주는 소리가 좋다면야 감수할 만한 부분이다.
유닛 부분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패널과 7개의 버튼을 갖추고 있던 전작에 비해 훨씬 심플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디스플레이 패널은 없고 버튼은 단 3개(볼륨 2개, 다기능 1개)뿐이다. 이 3개의 버튼을 조합해서 기기 페어링이나 재생 제어, 음장모드(EQ) 전환, 전원 On/Off, 통화 등의 조작을 할 수 있으며, 기능을 제어할 때는 음성안내(영어) 및 진동까지 지원되므로 크게 불편한 점은 없다. 물론 전작과 달리 MP3 플레이어나 FM라디오 부가기능이 없는 것도 인터페이스 간소화에 한 몫을 했을 것이다. 덤으로 값도 싸졌다.
전용 앱과 함께 사용하면 활용성 한층 향상
GBH-S500는 블루투스 헤드셋의 기능에 충실한 제품이므로 쓰려면 스마트폰(물론 태블릿PC와 같은 다른 블루투스 기기도 호환된다)과의 페어링이 필수다. 페어링 방법이야 블루투스 기기를 써본 경험이 있는 사용자라면 다 알 것이다. 양쪽 기기를 페어링 모드에 두고 잠시 있으면 스마트폰에 헤드셋의 목록이 감지되니 이를 선택하거나 암호를 입력하면 완료되는 것이 일반적인 페어링이다.
하지만 GBH-S500의 경우 좀 더 편한 ‘스마트 페어링’ 기능을 지원한다. 블루투스 기능이 켜진 스마트폰 근처에 GBH-S500를 두고 다기능 버튼을 6초 이상 누르고 있으면 스마트 페어링 모드가 활성화 되었다는 음성 안내가 출력된다. 이 상태에서 잠시 기다리면 스마트폰에 ‘연결 요청’ 메시지가 뜨니 여기서 ‘연결’을 선택해 주면 된다. 일반 페어링에 비해 동작을 1~2단계 정도 줄인 정도지만 아무래도 없는 것보단 확실히 낫다.
만약 안드로이드 폰을 쓰고 있다면 구글 플레이에서 무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모비프렌 S5’ 앱을 설치해 보자. 이를 이용하면 스마트 페어링 전용 메뉴가 있으므로 상대적으로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그 외에 GBH-S500에 관련한 몇 가지 부가기능을 더 쓸 수 있어 편리하다.
그 외에 페어링한 상태에서 폰과 헤드셋의 거리가 멀리 떨어지면 진동이 1분 동안 울리며 폰 분실 위험을 경고하는 기능도 있다. 소소하지만 블루투스라는 기기의 특성을 잘 활용한 유용한 기능이라 할 수 있다.
모비프렌 S5 앱을 실행해 보면 스마트 페어링 외에 음장모드(EQ) 변경, 마이크 감도 변경과 같은 제어를 할 수 있다. 물론 본체 유닛에 달린 버튼으로도 같은 제어를 할 수 있지만 앱을 이용하는 것이 좀 더 편하며 디지털 문서 방식의 제품 사용 설명서도 열람할 수 있으니 여러모로 활용성이 높다. 다만 안드로이드 앱만 제공하므로 아이폰(iOS) 사용자들은 쓸 수 없는 점이 다소 아쉽다.
한층 강화된 저음, 전문가가 튜닝한 EQ 모드 인상적
LG 뷰3 스마트폰에 GBH-S500를 페어링해 국내가요, 팝송, 클래식 등 여러 장르의 음악을 감상해 봤다. 이전에 전작인 GBH-S400를 이용해 본 바 있어 여러모로 비교가 된다. GBH-S400를 이용했을 때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저음~중음~고음에 전반적인 소리의 균형감이 우수했다는 점이었다. 특히 보급형 음향기기에서 놓치곤 하는 중간 대역이 탄탄해서 아주 미세한 소리도 빠짐 없이 정확히 들려주는 점이 좋았는데 이런 장점은 GBH-S500도 그대로 이어받았다.
조금 달라짐 점이라면 역시 저음 부분이다. 확실히 저음 부분이 좀 더 강해졌다. 전작도 저음 강화 음장 모드인 'Bass Boost', 'Ultra Bass' 등을 지원했지만 GBH-S500는 같은 음장 모드에서 한층 묵직한 소리를 들려준다. 특히 Ultra Bass 모드에서 들려주는 소리는 이어폰 보다는 하이파이 헤드폰의 그것에 더 가깝다. 드럼이나 베이스에서 비롯되는 펀치력도 제법이다.
물론 저음을 강화한 모드에서는 중~고 영역이 다소 덜 두드러지는 느낌은 있다. 이 때는 GBH-S500에 처음 적용된 ‘Don Spike’ 음장 모드를 이용해보자. 이름 그대로 작곡가 돈 스파이크가 튜닝 했다는 이 모드는 저음의 울림이 살짝 두드러지면서도 중~고음 부분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맛깔스러운 음색을 좋아한다면 애용해 볼만 하다.
영화 감상을 자주 한다면 ‘Cinema’ 모드도 이용해 볼만 하다. 목소리와 효과음이 강조되어 전반적인 표현력이 향상되는 음장 모드라 한층 현장감 있는 음향을 느낄 수 있다. 다만 전반적으로 소리가 너무 날카로운 느낌이라 음악 감상에는 적합하지 않다. 다른 모드는 전원을 껐다 켜도 선택 모드가 그대로 유지되지만 Cinema 모드만큼은 전원을 끄면 일반모드로 돌아오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기능 적어졌지만 오히려 구매가치는 향상
지티텔레콤의 모비프렌 GBH-S500은 전작에 비해 부가 기능이 대폭 축소되었다. 하지만 의외로 아쉬움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는다. 덕분에 한층 감각적인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를 갖추게 된 데다 가격도 절반 수준으로 싸졌기 때문이다. 음질도 여전히 좋고 여기에 매력적인 음장 모드도 추가되었으니 구매가치는 오히려 나아졌다 할 수 있다.
사실 전작은 부가 기능을 너무 많이 넣느라 디자인이 다소 투박해진 느낌도 있었다. 음질도 분명 괜찮았지만 가격 및 브랜드 가치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약간 고개가 갸우뚱거려지기도 했다. 반면 GBH-S500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한층 세련된 제품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 정도 제품이 7만 원대 초반이라면 부담 없이 추천해 줄만 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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