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도“절대 놓치지 않겠다” 신경전
스포츠동아 단독보도(12월 19일)를 통해 롯데가 메이저리그 진출을 추진 중인 윤석민(27)의 미국행이 무산될 경우를 염두에 두고 비밀리에 영입작전을 펼친 것이 확인됐다.
롯데는 표면적으로 ‘안부를 묻는 전화 한두 번 한 것이 전부’라고 발을 빼고 있지만, 윤석민에게 구체적 계약조건을 제시하는 등 치밀하게 움직인 정황도 포착됐다. 롯데의 발 빠른 움직임에 윤석민의 원 소속구단 KIA는 발칵 뒤집혔다.
KIA는 19일 “만약 미국행 꿈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윤석민을 놓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 KIA-롯데, 물밑 영입전 펼치나?
KIA 허영택 단장은 “롯데가 윤석민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문은 이미 듣고 있었지만, 구체적 움직임이 있었는지는 알지 못했다”며 “현재로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윤석민의 의견을 존중한다. 하지만 만약 협상과정에서 계약에 이르지 못하고 한국무대로 돌아온다면, 당연히 우리 입장에선 최선을 다해 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 실무자는 “보도가 나온 뒤 윤석민과 직접 통화했다. 윤석민은 ‘롯데에서 전화가 와서 한두 번 통화를 했을 뿐’이라고 하더라. 현재 빅리그 2∼3개 구단과 협상 중이고, 빅리그 진출에 온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이용규를 한화에 빼앗긴 KIA는 윤석민의 국내무대 유턴 시, 그마저 놓친다면 팬들의 심각한 비난에 직면할 수 있음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이미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고 윤석민 영입전에 뛰어든 롯데와 KIA 사이에 ‘쩐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만약 윤석민이 결심만 한다면, FA 역대 최고금액인 강민호(롯데)의 4년 총액 75억원을 단숨에 훌쩍 넘어설 수도 있다.
● 윤석민의 의중은?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윤석민이 국내무대로 돌아올 경우’라는 전제조건 하에서다. 미국행에 대한 윤석민의 의지가 결실을 맺느냐, 아니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윤석민의 미국 진출을 돕고 있는 보라스 코퍼레이션의 전승환 이사는 19일 “윤석민은 빅리그 진출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단언했다. “빅리그 구단에서 이미 오퍼를 받기도 했다. 오퍼를 받았다고, 단숨에 계약하는 것도 아니지 않는냐”고 설명한 뒤 “포스팅을 통해 미국 진출을 시도 중인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의 진로가 결정된 뒤 점차적으로 윤석민의 진로가 결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이사는 한동안 윤석민에게 적극적 관심을 보였던 미네소타가 영입전에서 철수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