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손을 잡아’ 이창욱 “배움으로 부족함 채우는 연기자 되겠다”

입력 2014-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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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이창욱. 스포츠동아DB

늦은 감 있지만 포부만큼은 20대 신인 연기자보다 당차다. 서른 살의 연기자 이창욱의 이야기다.

그는 MBC 아침드라마 ‘내 손을 잡아’에서 극중 이재황의 비서 정현수를 연기하고 있다. 조연이지만 대중에게 처음으로 얼굴을 알린 2009년 영화 ‘백야행’ 단역 출연 이후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방송 시간대 특성상 주부 시청자에게 가장 먼저 관심을 얻은 그는 “이제 시작”이라며 2013년의 좋은 기운을 이어 올해 더욱 활발히 활동한 것을 약속했다.

평범한 것을 싫어하고 특이한 것을 좋아한다는 이창욱이 연기자가 되겠다는 꿈을 품게 된 계기는 특별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학원차를 타고 가다 화통을 멘 여학생을 보고 “아, 저 친구는 목표가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당시 미래에 대한 구체적인 그림이 없었기에 자신의 꿈을 위해 걸어가고 있는 여학생이 이창욱에게는 자극제가 됐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연기학원을 다니는 친구를 따라 엑스트라를 경험하고 확신이 들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은 연기라는 것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모델 활동을 하다 22세에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에 입학했다.

학업과 모델 일은 병행했다. 그러던 중 한 모델 대회에서 3위에 입상한 것을 계기로 손예진 김하늘 등 당시 톱스타들이 대거 소속돼있던 튜브엔터테인먼트에 둥지를 틀었다.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 군대도 빨리 다녀왔다.

입대하기까지의 과정 역시 조금 특별하다. 당시 지원자가 많아 1년을 기다려야만 입대가 가능하다는 말에 모집병을 찾았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에도 방송됐던 수도방위사령부의 기동 헌병으로 군 복무했다.

전역하고 다시 연기자 이창욱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갔다. 대학에 들어가고, 군대도 직접 찾아서 가는 등 연기를 위해 모든 준비를 끝내 놓았지만 일은 잘 풀리지 않았고, 소속사를 나오자고 스스로 결단을 내렸다.

이창욱은 “연기에 대한 절실함이 없었고 스스로 자만하기도 했다”고 되돌아봤다.

“아등바등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속사를 나와 고생을 하더라도 나중을 내다봤을 때 더 나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오디션을 보러 의상 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혼자 열심히 뛰었다. 기회가 주어지면 뮤지컬, 연극 가리지 않고 했다. 현대무용과 성악도 배우면서 연기에 도움 될만한 일은 모두 다 했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는 후회하지 않고자 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이겨내고자 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2012년 “연기를 괜히 시작했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다.

“신인은 일이 없으면 특히 더 우울하다. 제대로 잠도 못 자고 눈이 번뜩 떠질 때가 여러 번 있었다. 이런 생활이 반복되면서 집에 틀어박혀있는 날이 많아졌다.”

정신을 차리고자 집 앞 도서관에서 읽은 법정스님의 책을 통해 ‘지금의 이창욱’을 찾을 수 있었다. 이때부터 다시 이창욱은 뛰기 시작했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그때 문제는 별것도 아니었는데…. 지금은 바쁘게 살아가고 있어 너무 행복하다”며 고민을 완벽하게 떨쳐낸 자신에 찬 미소를 보인다.

이젠 진짜로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창욱이 됐다. “장래희망인 과학자는 못 됐지만 연기자의 꿈을 이뤘다”며 웃는다.

그는 “연기자에게 배움은 끝이 없는 것 같다. 배움으로 부족함을 계속 채워나가겠다. 예전처럼 안달하거나 조급해하지 않겠다”면서 “10년 전 하고 싶은 일을 리스트로 적어놓은 것을 최근에 봤는데 신기하게도 다 이뤘더라. 올해에도 작성해봐야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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