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장현기자 월드컵 베이스캠프를 가다] 브라질 입성한 홍명보호 2계명

입력 2014-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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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이 브라질-미국으로 이어질 3주간의 전지훈련을 위해 이구아수에 도착했다. 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월드컵 본선 때 대표팀 숙소로 사용될 버번 카타라타스 컨벤션 & 스파 리조트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경쟁에 앞서 동료간에 배려를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스포츠동아DB

운명의 땅 브라질 입성,원팀 위한 첫 메세지

● 배려하라: 과열경쟁땐 부상 등 악재…동일포지션 협력 시너지 주문
● 소통하라: 8강 준비할 코치진 첫 동행…다국적 지도자들 융화 숙제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45)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브라질-미국으로 이어질 3주 간의 동계 전지훈련을 위해 홍명보호는 15일 오전(한국시간) 2014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한국대표팀의 베이스캠프가 차려질 브라질의 포스 도 이구아수에 도착했다. 이날 이구아수 공항에는 브라질 취재진이 대거 몰려 홍 감독에게 질문공세를 폈다. 홍 감독은 내내 성의 있는 답변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처럼 뜨거운 관심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월드컵이 열릴 올해 처음으로 브라질을 방문한 국가가 한국이었기 때문이다. 브라질 취재진은 작년 10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양국간 평가전(0-2 한국 패)에서 보인 홍명보호의 투지를 기억하는 한편 철두철미한 월드컵 준비에 감탄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일까. 이날 월드컵 본선 때 대표팀 숙소로 사용될 버번 카타라타스 컨벤션 & 스파 리조트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홍 감독은 내내 유쾌한 모습이었다. 그는 “30여 시간의 기나긴 이동이었지만 월드컵 본선을 대비해 선수들에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됐다”면서 “이구아수는 전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관광지다. 이곳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기로 하자 시(市) 관계자들도 물심양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물론 이 자리에서 홍 감독은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에 대한 주문도 잊지 않았다. ‘서로’와 ‘모두’라는 공통의 화두 속에 담긴 자신의 메시지였다.

이구아수에 도착한 홍명보 감독이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작은 사진) 이구아수(브라질)|남장현 기자



● To. 태극전사=서로 배려하고 협력하자

대표팀은 내달 3일까지 이어질 이번 전훈을 마치면 당분간 소집 일정이 없다. 3월 그리스와 원정 평가전을 치를 때까지 한 달간 공백기가 있다. 결국 본선 개막까지 두어 달 남짓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3월 그리스 원정 엔트리가 5월 중 발표될 최종 엔트리(23명)의 기본 골격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하지만 홍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국내 선수들에게는 그리스 원정을 앞두고 눈도장을 찍을 마지막 기회가 아니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먼저 ‘배려’라는 답을 꺼냈다.

“경쟁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는 주변 사람을 눌러야 한다는 심적 압박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사실 여기서(동계훈련에서)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안 뽑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같은 포지션의 동료와 서로 배려하고 협력하면 시너지가 배가 될 것이다. 서로 부상당하지 않는 것도 꼭 필요하다.”

점차 종착지를 향할수록 과열될 수 있는 선수들 간의 경쟁과 과도한 긴장을 막는 한편으로 자신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줄곧 강조한 ‘하나'의 철학을 분명히 드러낸 발언이었다. ‘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이라는 기치 속에 대표팀은 서서히 뭉쳐가고 있는 것이다. 홍 감독은 “이구아수에서 월드컵 베이스캠프 분위기를 느끼며 안락함과 편안함을 찾았으면 한다”는 바람도 함께 전했다.


● To. 코치진=서로 돕고 빠르게 적응하자

이번 동계훈련이 더욱 특별한 이유가 있다. 월드컵 원정 8강 신화를 함께 준비할 코칭스태프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기 때문이다. 기존의 김태영 코치, 박건하 코치, 김봉수 골키퍼 코치,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일본)는 물론이고 최근 선임된 안톤 두 샤트니에 전력분석 코치(네덜란드)와 대구FC와 부산 아이파크에서 탁월한 감각으로 호평 받은 데니스 이와무라 코치(브라질)가 비디오 분석 담당으로 합류했다. 축구계에선 ‘역대 최강 코칭스태프’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부담이 커진 것도 사실이다. 다국적 지도자들의 소통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 코치진에 대한 홍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과정에 주목했다.

“(외국인 코치들이) 우리 선수들을 알아야 한다. 축구문화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서로 도우면서 한 팀으로 흡수돼야 한다. 이들이 한시라도 빨리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이는 결국 코칭스태프의 역량 극대화와도 일맥상통한다. 함께 생활하는 시간을 통해 서로 믿고 알아간다면 자연스레 높은 수준의 팀워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홍 감독은 “우리는 아직 월드컵을 향한 과정에 있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만큼 부임 초기 6개월간의 부족한 면을 잘 채우리라고 본다”며 깊은 신뢰를 보였다.

이구아수(브라질)|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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