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6번 수술’ 신용운 “더 이상 수술은 없다”

입력 2014-01-2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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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신용운은 지난 연말 팔꿈치 뼛조각제거수술을 받았다. 맹장수술까지 포함하면 몸에 칼을 댄 것만 벌써 6번째. 이번을 생애 마지막 수술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는 다가올 재활의 기간을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로 받아들이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불굴의 사나이’ 삼성 신용운

팔꿈치∼맹장까지…6번의 전신마취수술
삼성 STC 재활시스템 덕에 부활의 기회
“수술에 이골…시즌 후반기 마운드 오른다”


“또?” 그가 수술을 받는다고 하자 모두들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이미 2차례 팔꿈치 인대접합수술(2005·2009년)을 받았고, 어깨 수술(2011년)도 받았는데 다시 수술대에 오른다고 하니 사람들의 입에서 탄식부터 터져 나오는 게 당연했다. 삼성 투수 신용운(31)은 지난해 말 팔꿈치 뼛조각제거수술을 받았다. 12월 27일 수술했는데, 31일에 재수술까지 했다. 1월 17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 입소한 그는 “이젠 수술도, 재활도 이골이 났다”며 웃었다.


● 설마 했는데…

주위에선 걱정이 많지만, 정작 당사자는 무덤덤하다. ‘벌써 5번째 수술 아니냐’는 말에 그는 “맹장수술까지 포함하면 전신마취수술만 6번째다. 이번 수술은 나에게 쌍꺼풀 수술이나 마찬가지다. 수술이 아니라 시술 수준이다”고 말했다. 2002년 KIA에 입단해 마운드의 핵으로 맹활약했던 그는 KIA의 암흑기 시절 ‘혹사의 대명사’가 되고 말았다. 결국 구위가 저하되고, 3차례 수술을 하자 대부분 “신용운은 끝났다”는 평가를 내렸다. 그런데 삼성은 2011년 11월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에 그를 지명했다. 삼성 이적은 신음하던 신용운의 야구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국내 최고 수준의 재활시스템을 갖춘 STC에 입소해 재활에 매진한 결과 기적 같이 소생했다. 전성기에야 비할 수 없지만, 지난해 마운드에 복귀해 시속 140km대의 구속도 회복했다. 처음엔 패전처리로 시작했으나 갈수록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44경기에 등판해 2승2홀드, 방어율 2.03으로 기대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평소 동기들에게 “나 우승 한번 시켜달라”고 농담처럼 말하던 신용운은 실제로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눈물을 펑펑 쏟아내 주변을 숙연하게 했다. 삼성 선수들 중 가장 많이 울었다. 그는 “남들은 나보고 ‘혼자 운다’고 뭐라고 했지만, 야구를 시작한 뒤 처음으로 우승이란 걸 해보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며 쑥스러워했다. 아시아시리즈까지 참가하는 열의를 보인 그는 귀국 후 검진 결과 “팔꿈치 수술을 하는 게 좋겠다”는 진단을 받았다. 시즌 중에도, 한국시리즈 때도, 아시아시리즈 때도 이따금씩 팔꿈치가 아팠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다시 수술대에 오르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 마지막 수술이라 생각하고 확실하게 재활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기에 아쉬움이 많다. 그러나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하고 생각하겠다”며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도 넘친다. 깁스를 풀고 STC에서 재활훈련에 돌입한 신용운은 “STC에 안 가본 사람은 모른다. 시스템이 정말 좋다. 숨만 쉴 수 있는 사람이면 아무리 아파도 다 고쳐서 나오는 것 같다. 이미 STC 효과를 경험해봤기 때문에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다는 확신이 든다”며 웃었다.

팔꿈치 뼛조각제거수술을 받으면 통상 3개월 정도 재활한다. 그러나 신용운은 조심스럽게, 확실하게 재활에 임하겠다는 태도다. 그는 “급하게 서두르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서 마운드 복귀 시점도 후반기로 잡았다. 이제 거의 마지막 수술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수술 한 번 더 받으면 야구 그만둬야 하지 않겠나. 확실하게 재활해서 다시 수술대에 오르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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