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의 어설픈 해명
시설관리사업소, 수익분배 정상 주장 불구
LG·두산, 2년간 수익 서울시와 배분 안해
잠실종합운동장을 관할하는 서울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잠실야구장의 그라운드·덕아웃 광고권 회수를 시도했다’는 스포츠동아의 2월 4일자 보도에 대해 이날 반박자료를 보내왔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4일 “LG와 두산은 서울시로부터 잠실야구장 시설물 유지관리와 운영관리에 대해서만 민간위탁을 받았다. 두 구단이 그라운드·덕아웃 광고를 자체 개발했지만 애초 두 구단이 가진 경기장 위탁범위 내에 경기장 내부 상업광고사용권이 포함되지 않아 상업광고사용권을 회수하려 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또 “그라운드·덕아웃 광고를 이번 상업광고사용권 입찰대상에 포함시키지 않은 것은 구단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한 결과다”고 반박했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주장은 모두 사실이다. 두 구단이 올해부터 그라운드·덕아웃 광고를 진행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을 체육시설관리사업소에 전달한 것도 맞다. 그러나 구단들이 그런 결정을 한 데는 이유가 있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가 지난해 12월 상업광고사용권 입찰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그라운드·덕아웃 광고권을 입찰대상에 포함시키려 했기 때문이다.
LG와 두산은 지난 2년간 그라운드·덕아웃 광고를 자체적으로 진행해 수익을 얻었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의 주장대로라면, 당시 두 구단은 이 수익의 일부를 서울시나 광고대행사에 배분해야 했다. 그러나 두 구단은 수익 배분을 하지 않았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이를 묵인했던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올해부터 그라운드·덕아웃 광고를 포함해 상업광고사용권 입찰을 진행하려 했다. 자체 개발한 광고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두 구단은 ‘그라운드·덕아웃 광고를 아예 진행하지 않는 게 좋다’는 의견을 전달해 방어에 나섰던 것이다. 그래서 체육시설관리사업소는 상업광고사용권 입찰에서 그라운드와 덕아웃 광고를 제외했다.
체육시설관리사업소 관계자는 “서울시가 구단 가치가 올라간 잠실구장을 이용해 수익을 올리려 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모든 수익은 공통세입으로 편성되고, 다시 세출예산으로 야구발전에 쓴다”며 “서울시는 올해 잠실구장에 60억원을 들여 시설을 보강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광고권 문제도 추후 구단과 좀더 상의하는 등 상호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