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권오준, 전훈서 자전거 전복사고 오른팔뚝 골절…“하늘이 준 시련 이겨낸다”

입력 2014-0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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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인대접합수술 후 순조롭게 복귀를 준비해온 삼성 권오준이 괌에서 전지훈련을 하던 도중 자전거 전복사고를 당해 오른 팔뚝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고 중도 귀국했다. 스포츠동아DB

팔꿈치인대접합수술 후 복귀준비 중 사고
피나는 재활훈련 수포로…개막전 복귀 차질
팔뚝 미세 골절…“인대 안 다쳐 천만다행”


하늘도 무심하다. 3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뒤 순조롭게 1군 마운드 복귀를 준비하던 삼성 마운드의 맏형 권오준(34)이 해외전지훈련 도중 부상으로 중도귀국하고 말았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자전거 전복 사고를 당하면서 공을 던지는 오른 팔뚝 뼈에 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다는 사실이다. 그는 현재 오른팔 깁스를 한 채 대구 집에 머물고 있다.


● 뜻하지 않은 자전거 전복 사고

사고는 1월말 발생했다. 권오준은 자전거를 타고 숙소와 훈련장이 있는 괌 레오팔레스리조트 주변 아스팔트도로를 달리며 하체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체인이 고장 나면서 달리던 자전거가 고꾸라졌다. 자전거가 전복되는 과정에서 아스팔트 위로 몸이 떨어지자 본능적으로 오른팔을 짚었는데 통증이 밀려왔다. 결국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월 28일 귀국해 검진을 받은 결과 오른 팔뚝 뼈에 금이 갔다는 진단이 나왔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미세골절이어서 뼈가 붙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소견이었다. 무엇보다 수술한 인대 부위에는 이상이 없어 안도할 수 있었다. 그날로 깁스를 했다. 권오준은 “모처럼 부모님이 계시는 강화도 본가에 가서 설 연휴를 잘 보냈지만, 이렇게 다쳐 돌아왔으니 부모님과 아내에게 걱정만 끼친 것 같다”며 미안해했다.


● 재활도 순조롭게 진행됐건만…

권오준은 지난해 1월 일본으로 건너가 생애 3번째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3차례나 각기 다른 신체 부위의 인대를 끊어 팔꿈치에 이식하는 수술을 받은 것은 국내프로야구선수 중 최초였다. “마지막 수술”이라는 심정으로 수술대에 올랐던 그는 그동안 피나는 재활훈련을 해왔다. 그의 노력과 의지에 하늘도 감복했던 것일까. 보통 재활훈련을 하면 통증이 발생해 원점에서 다시 재활프로그램을 반복할 때가 많지만, 이번엔 한번도 그런 일 없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지난해 말에는 오키나와 마무리훈련까지 참가했고, 불펜투구도 60∼70개씩 소화했다. 삼성 선수단은 1월 15일 괌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했지만, 그는 12월에 일찌감치 따뜻한 괌으로 건너가 몸을 만들어왔다. 그때까지만 해도 올 시즌 개막전 출격 목표에도 차질이 없는 듯했다. 그런데 그의 편인 줄 알았던 하늘은 또다시 어처구니없는 시련을 내렸다.


● 액땜으로 생각하고 다시 도전!

삼성 선수단은 7일 괌 1차 전지훈련을 마무리하고 일시 귀국한다. 9일 일본 오키나와로 넘어가 2차 캠프를 차린다. 대신 삼성 2군 선수들이 9일 괌에 들어가 전지훈련을 할 계획이다. 권오준은 “7일 병원에서 검진을 다시 받기로 했다. 뼈가 붙었다는 판정이 나오면 2군 선수들과 함께 괌에 가서 중단했던 훈련을 재개하겠다”고 이를 악물었다. 미세골절이어서 지금쯤 뼈가 다시 붙었기를 희망하고 있다.

생각도 못한 사고이기에 생각하면 억울하지만,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하늘이 내린 시련조차 이겨내겠다는 의지다. 그는 “인대를 안 다쳤으니 그래도 천만다행이다”며 “액땜했다고 생각하겠다. 그동안 너무 열심히 훈련했기 때문에 ‘잠시 쉬었다 가라’는 하늘의 뜻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개막전 출전 목표도 사라지고, 오키나와캠프서 본격적으로 피칭을 시작하려던 계획도 틀어졌다. 그는 “훈련을 잘 해서 4월 중순엔 1군 마운드 서겠다”고 다짐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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