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즌 연속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를 평정한 기업은행은 2연속 통합 챔피언의 초석을 마련했다. 기업은행 카리나(가운데)가 동료들의 박수 속에 우승 트로피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흥국생명 3-0 완파…남은경기 관계없이 우승
지난 시즌 통합챔피언 IBK기업은행이 2013∼2014시즌 NH농협 프로배구 V리그 여자부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시즌 연속 리그 우승.
기업은행은 2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 V리그 5라운드 흥국생명과의 시즌 28번째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기고 남은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했다. 22승6패 승점 65. 기업은행은 플레이오프(PO)전 승자와 27일부터 챔프전을 갖는다.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둔 기업은행과 PO 탈락이 확정된 6위 흥국생명. 두 팀이 처한 상황은 하늘과 땅 같았다. 그러나 승리를 향한 열망은 같았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집중력을 강조했다. 우승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이후 범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선수들의 머리 속에 우승이라는 글자가 새겨지자 플레이가 바빠지고 마음이 급했다. 이 감독은 “차가울 정도로 냉정하게 경기를 해라. 그동안 안 되던 기술이 지금 될 수도 없다. 오직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를 하라”고 선수들을 다그쳤다. 흥국생명 류화석 감독은 자존심을 얘기했다. 류 감독은 “홈경기에서 상대의 우승을 보는 것은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다. 선수들도 잘 알 테니 오늘은 무조건 막아보겠다”고 했다.
1세트, 이 감독은 팀 분위기가 조금만 느슨해지면 타임아웃을 불러 선수들을 다잡았다. 스코어와 상관없었다. 기업은행은 범실이 6-2로 많았지만 압도적인 공격으로 커버했다. 17-10으로 공격득점에서 앞섰다. 블로킹 3-2, 서브 3-1로 우위를 점했다. 카리나-박정아-김희진 삼각편대가 21점을 합작했다. 2세트도 기업은행은 경기 주도권을 쥐고 나갔다. 이 감독은 타임아웃 없이 계획대로 선수들을 바꿔가며 25-12로 이겼다. 5개의 블로킹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다. 류 감독은 “서브리시브만이라도 제대로 하라”고 독려했지만 한 번 기가 꺾인 선수들의 발은 무거웠다. 3세트도 양상은 바뀌지 않았고, 25-16으로 끝났다. 카리나-박정아-김희진 삼각편대는 50점을 합작했다.
우승이 확정되자 선수들은 코트에서 얼싸안고 기뻐했다. 경기장에 미리 걸려 있던 대형 통천이 내려왔다. 선수들은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이 감독을 비롯해 팀 창단을 결정했던 조준희 전 기업은행 행장, 박춘홍 전무이사, 김도진 단장 등을 차례로 헹가래쳤다.
인천|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jongke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