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걸린 정근우 “너무 긴장했나봐요”

입력 2014-03-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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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근우. 사진제공|한화 이글스

9일 SK-한화의 2번째 시범경기가 열린 대전구장. 한화 정근우(32·사진)는 코를 훌쩍거리며 타격훈련에 나섰다. 전날 4타수 2안타의 날카로운 타격을 한 선수치고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는 “감기 기운이 있는 것 같다”며 고개를 저었다. 이날 정근우를 괴롭힌 것은 날이 추워서 걸릴 수 있는 단순한 감기가 아니었다.

정근우는 지난해 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SK에서 한화로 옮겼다. 8일에는 이적 후 처음으로 대전구장에서 한화 팬들 앞에 섰다. 정규시즌도 아닌 시범경기였던 데다, 올림픽부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아시안게임에 이르기까지 각종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그였지만, 70억원이라는 ‘대박계약’을 한 뒤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면서 타석에 들어서는 것이 쉽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게다가 상대팀은 얄궂게도 친정팀인 SK. 실제로 정근우는 “어제(8일) 경기에 너무 집중했더니…”라며 씩 웃었다. 과도한 긴장감으로 몸살에 걸렸다는 얘기였다. 이 한마디에 첫 경기에서 그가 느낀 부담감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래도 역시 클래스가 달랐다. 첫 경기부터 맹타를 휘두른 데 이어 이날도 좋지 않은 몸을 이끌고 1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한화 김응룡 감독도 “4타석에 들어서면 4안타를 쳐야지”라는 말로 정근우를 향한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물론 “하루에 2개씩 안타 치면 7할 타자”라며 농담임을 강조했지만, 그만큼 정근우의 활약에 만족했다는 얘기였다. 정근우도 몸살이 걸릴 정도로 긴장됐던 데뷔전을 무사히 치르고 한화 선수로서 첫 발을 상큼하게 내디뎠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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