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거짓말로 승부조작 가담” 프로게이머 천민기 자살 시도

입력 2014-03-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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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민기. 사진출처|천민기 페이스북

천민기. 사진출처|천민기 페이스북

“저 승부조작에 연루돼 있어요. 무덤까지 가져가기로 했는데…. 이제 무덤이 코앞이니 털어놓으렵니다.”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게이머였던 천민기(피미르) 씨가 승부조작에 연루됐다는 글을 남기고 투신해 한국e스포츠협회가 진상규명에 나섰다. 한국e스포츠협회는 전 프로게이머가 감독 위협으로 승부 조작에 가담했던 사실을 폭로한 뒤, 투신자살을 시도한 사태와 관련해 대책팀을 만들고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고 13일 밝혔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AHQ코리아팀 소속이었던 천 씨는 13일 오전 6시께 한 커뮤니티에 “감독의 거짓말에 속아 고의적으로 컨트롤을 하지 않는 등 일부러 경기에서 진 적이 있다”며 “팀이 만들어진 것부터 비리가 있었으며, 감독은 불법 베팅으로 돈을 벌려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5분 안에 떠난다’는 등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뒤, 부산의 한 건물 12층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천 씨는 온 몸에 타박상과 골절상을 입었으며,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감독에 의한 선수 약취 및 공갈 사기 사건’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다 면밀한 진상 조사 뒤 경찰 등 수사기관에 수사의뢰 및 고발을 하는 등 강력히 대처해 나갈 예정이다. 종목사인 라이엇게임즈와 게임전문 방송채널 온게임넷 등도 협회와 함께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한편 경찰은 승부조작 외에도 복합적인 이유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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