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프로 "12인치면 노트북 감인데?"

입력 2014-03-17 17:3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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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화면으로 인터넷 서핑과 문서 작업 등을 하고 싶다면 당신은 태블릿PC를 살 텐가? 아니면 노트북을 살 텐가? 삼성전자가 그 고민에 무게를 더할 제품을 내놓았다. 바로 '갤럭시노트프로 12.2(이하 갤럭시노트프로)'. 갤럭시노트프로는 12.2인치 크기의 화면을 갖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기반의 태블릿PC다. 한컴 오피스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기본 제공해 문서 작성 능력을 끌어올렸다. '노트'라는 이름을 보고 예상했겠지만, S펜도 갖췄다.

사실 12.2인치면 거의 휴대용 노트북 수준이다. 최근 LG전자가 출시한 노트북 '탭북2'는 화면 크기가 11.6인치다. 이 정도면 갤럭시노트프로와 노트북은 (웹 서핑, 문서 작성 등 가벼운 용도에서는) 그 활용성 및 휴대성을 겨뤄볼 만하지 않을까?

화면이 커지면 활용도가 달라진다



갤럭시노트프로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나 12인치대의 큰 화면이다. 실제 갤럭시노트프로를 쓰는 동안 주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도 '진짜 크긴 크네'였다.

기자는 현재 갤럭시노트3를 쓰고 있다. 갤럭시노트3의 화면은 6인치로 스마트폰 중 꽤 큰 편이다. 따라서 크기 차이가 그다지 많이 안 나는 넥서스7, 갤럭시노트8.0, G패드8.3 등 7~8인치대 태블릿PC에는 큰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이러한 제품들은 원래 쓰고 있던 스마트폰이 조금 커진 느낌에 그쳤고, 제품 활용도가 스마트폰과 자꾸 겹쳤다.



그런데 6인치와 12인치는 정말 천지 차이였다. 갤럭시노트3와 갤럭시노트프로는 'S펜이 있다는 것',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것' 외에는 체감할 수 있는 공통점이 거의 없을 정도. ‘크기’에서 시작된 차이는 ‘활용도’까지 분리시켰다.

기자는 갤럭시노트3를 주로 메일 확인, 모바일 웹 페이지 서핑, 메신저 활용, 사진 촬영 등에 이용했다. 문서 작성도 할 수는 있지만 불편해서 손이 잘 가지 않았다. 스마트폰은 간단한 메모, 일기, 체크 리스트 등을 작성하긴 좋았지만 기사, 에세이 등의 장문의 글을 쓰기엔 작은 화면이 장애물로 작용했다.

그런데 갤럭시노트프로의 용도는 이와 꽤 달랐다. 웹 서핑을 하긴 했지만 주로 PC 버전 웹 페이지에 들렀다. 큰 화면으로 확대된 모바일 페이지를 보는 것이 오히려 어색했기 때문. 전자책 등을 읽기도 편했다. 화면이 크니 작은 글씨도 쾌적하게 보였다.

화면이 크니 문서 작성이나 '멀티 윈도' 기능을 이용한 멀티태스킹도 편리하게 이용했다. 큰 화면은 영화, 드라마 등 동영상을 감상할 때에도 장점이 됐다. 의도하지 않았는데 웹 검색, 문서 작성 등 노트북으로 주로 하던 일들을 갤럭시노트프로로 자연스럽게 대체하고 있었다.



물론 화면이 커서 생기는 단점도 있다. 일단 들고 다니기 어렵다. 정확히 말해 ‘걸어 다니며’ 쓰기 어렵다. 갤럭시노트프로의 크기는 295.6 x 204 x 7.95mm. 참고로 아이패드 에어보다 조금 크고, 두께는 갤럭시노트3와 비슷하다.

무게는 750g이다. 두 손으로 들면 꽤 묵직하다. 화면을 터치할 때도, 그저 가만히 동영상을 볼 때도 손으로 들고 있으면 무게가 꽤 부담스럽다. 두 손으로도 힘겨운데 한 손으로는 말해 무엇하겠나. 아무래도 제품을 책상 등 평평한 곳에 올려두고 조작하는 편이 훨씬 안정감 있고 편하다. 이 정도 크기와 무게는 분명 노트북보다 휴대하기 좋을 수는 있어도 들고 다니며 사용하긴 무리다.

거기다 만약 갤럭시노트프로를 지하철 등에서 사용한다면, 당신이 보는 화면을 주변의 꽤 많은 사람이 함께 보고 있는 것을 느낄 것이다.

아몰레드가 아니라 다행

갤럭시노트프로의 크기, 무게, 배터리 용량, S펜 등을 제외한 전체적인 사양은 지난해 출시됐던 ‘갤럭시노트10.1 2014 에디션’과 거의 같다. WQXGA 해상도(2,560 x 1,600, 247ppi)의 TFT LCD를 채택했다. 삼성전자 특유의 AMOLED 디스플레이가 아니다. 삼성전자는 자사 대부분 태블릿PC에 LCD 디스플레이를 채용해왔으니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화려한 색감의 AMOLED 디스플레이를 선호하는 이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론 삼성전자의 이번 선택이 옳았다고 본다. 화면은 선명했고 색감도 부담스럽지 않아 만족스러웠다.

프로세서는 엑시노스5420 옥타코어(1.9GHz A15 쿼드코어 + 1.3GHz A7 쿼드코어)를 탑재했고, 램(RAM)은 3GB다. 내부 저장 공간은 32GB이며(실제 사용 가능 용량은 25GB) 마이크로SD 메모리를 꽂아 64GB까지 확장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4.4.2 킷캣 버전(현재 최신 버전)이 탑재되어 있다. 블루투스 4.0이고, 배터리 용량은 9,500mAh이며, USB3.0을 지원한다.



전체적으로 UI도 깔끔한 편. 갤럭시노트3와 아이콘 모양이 비슷하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약간 다르다. 갤럭시노트3의 것이 좀 더 음영을 많이 넣어 입체감을 살렸다면, 갤럭시노트프로의 것은 약간 평면적이라 더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 든다.

12인치 화면은 멀티플레이에 제격

갤럭시노트프로도 여타 최신 갤럭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멀티윈도' 기능을 갖췄다. 화면을 여러 개로 나누어 각각에 원하는 앱을 띄우는 기능이다. 윈도 바탕화면에 프로그램 창을 두 개 띄워 동시에 보며 사용하는 것과 비슷하다.



갤럭시 스마트폰은 화면을 최대 2개로, 갤럭시노트프로는 최대 4개로 나눌 수 있다. 물론 2개나 3개로 나누는 것도 가능하다. 갤럭시노트3는 반으로 나뉜 화면에 가상 키보드가 떴을 때 답답함을 느꼈던 것과 달리 갤럭시노트프로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다.

한컴 오피스 탑재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프로에 한컴 오피스 앱을 무료로 지원한다. 한컴 오피스는 한글, 한쇼, 한셀로 이루어져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 파일도 읽어 들일 수 있어 그 활용도가 높다. 공장 초기화 상태에는 일단 한컴 뷰어만 기본 탑재되어 있고, 사용자가 삼성 자체 앱 마켓인 삼성 앱스에서 한컴 오피스 앱을 무료로 내려받아 설치해야 한다.



태블릿PC에 최적화된 한컴 오피스는 디자인 및 기능 모두 만족스러웠다. 블루투스 키보드와 마우스를 연결해 작업하니 태블릿PC인지 노트북인지 깜빡 까먹을 정도. 참고로 블루투스 마우스를 연결하면 화면에 마우스 포인터가 나타나 편리하게 문서의 세세한 부분을 편집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멀티윈도 기능은 문서 작업을 할 때도 안성맞춤. 왼쪽에 웹 페이지를 띄워두고 이를 참고하며 오른쪽에서 한글로 글을 쓰기 좋다. 학생이 과제용 레포트를 작성할 때나 회사원이 보고서 등을 편집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겠다.

갤럭시노트프로는 A4 용지 크기와 비슷해 PDF 파일을 볼 때도 이질감이 없다. 메모를 하거나 형광펜 효과를 줄 수 있는 앱을 활용하면 논문을 PDF 형식으로 넣어서 읽기에도 적절할 듯싶다.

큰 화면으로 동영상 감상

시원시원한 12인치대 화면은 동영상을 감상하기에 좋다. 듀얼 스피커가 옆면의 위쪽에 있어 두 손으로 제품 아래쪽을 자연스럽게 잡았을 때 스피커가 손에 가리지 않는다.



갤럭시노트프로의 배터리 용량은 9,500mAh. 최고 밝기로 HD 화질의 동영상을 전체 화면으로 틀어 놓고 배터리 사용 시간 테스트를 해보았다. 음소거로 진행했을 때 약 8시간 30분이 지나자 배터리가 1% 남았다. 그 후 1% 남은 대기 상태로 약 8시간을 버텼다.

참고로 배터리를 완전히 충전하려면 총 5시간 정도가 걸린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인터넷 사용 시간은 최대 13시간이고 동영상은 최대 11시간/오디오는 최대 131시간이다.

정말 이걸로 사진 찍을 거예요?

갤럭시노트프로는 후면 800만 화소 카메라와 전면 2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 제품으로 사진을 찍기란 꽤 어렵다. 카메라 사양이 아니라 제품의 부피와 무게 때문이다. 12인치대 태블릿PC로 사진을 찍는 자세도 우스울뿐더러 사용자가 무엇을 찍고 있는지 다른 사람도 멀리서 한눈에 알아볼 수 있기 때문.



전면 카메라에는 삼성전자 제품답게 ‘뷰티샷(피부 등을 보정해 예쁘게 만들어주는 촬영 모드)’이 기본 적용되어 있다. ‘셀카’를 찍고자 제품을 두 손으로 들고 화면을 보면 마치 큰 거울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만약 이때 화면을 통해 뒷사람과 눈이 마주친다면 민망함은 극에 달하니 조심할 것. 체험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다.

S펜, 매거진, 리모트PC...



갤럭시노트3를 수첩에 비유한다면, 갤럭시노트프로는 스케치북이다. S펜으로 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싶은 소비자에게 갤럭시노트프로는 좋은 선택이다. 직접 이것저것 그려 보니 큰 화면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필기감을 높일 수 있도록 S펜의 길이도 갤럭시노트3의 것보다 조금 길어졌다.




웹 매거진 서비스 플립보드를 최적화한 '마이 매거진' 기능도 있다. 이는 사용자가 선택한 카테고리의 뉴스들을 마치 잡지처럼 모아놓은 서비스다. 직접 이용해보니 원본 기사의 글과 이미지를 보기 좋게 재배치해 내용에 집중할 수 있었다. 거기다 마치 종이를 손가락으로 넘기는 느낌으로 페이지가 넘어가 감각적이란 느낌이 들었다.

이외에 주변 갤럭시노트프로 사용자와 와이파이(Wi-fi)로 연결해 회의하는 '이-미팅(e-Meeting)', 사용자 PC에 원격으로 연결해 콘텐츠를 편집하고 저장하는 '리모트 PC(Remote PC)' 기능도 있다. 모두 기존에 존재한 앱을 삼성전자 스타일대로 갤럭시노트프로에 맞게 변형해 탑재한 것들이다. 기존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채용된 '팝업 윈도', '에어커맨드' 기능도 지원한다.

노트북말고 이거 살까요? "글쎄요..."

크기도 무게도 주 사용 용도도… 갤럭시노트프로는 휴대용 노트북의 위치를 위협할 만하다. 분명 갤럭시노트프로는 문서 작업, 동영상 감상, 웹 서핑, 스케치 작업 등을 하기에 빠지지 않는 성능 및 기능을 갖췄다. 따라서 데스크톱PC나 무거운 노트북이 있는 상태에서 학교, 직장 등에 갖고 가 가볍게 사용할 목적이라면 추천할 만하다.

다만, 누군가 기자에게 'PC가 없는데 갤럭시노트프로를 노트북 대신 살까?'하고 묻는다면 '그러지 말라'고 권하겠다. 갤럭시노트프로의 운영 체제가 윈도가 아닌 안드로이드이기 때문.



일단 국내 PC 사용 환경에서 액티브X(ActiveX)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다. 특히 시청, 동사무소, 대학교 등 공공 기관의 홈페이지일수록 액티브X 설치 없이는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런데 윈도를 제외한 운영체제에서 액티브X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공공 홈페이지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마다 PC방에 갈 수는 없지 않은가?

갤럭시노트프로의 출고가는 88만 원이며,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70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다. 전국 디지털프라자, 전자매장, 삼성전자 온라인스토어(http://store.samsung.com)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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