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혼·스피드·제로톱 전술…포항이 얻은 값진 소득

입력 2014-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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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 감독. 스포츠동아DB

챔스리그 산둥전 10명 뛰고 2-2 무승부
최근 부진 분위기 바꿀 승점3 이상 효과


승점3 이상의 가치를 얻었다.

2-2 균형을 맞추는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김승대의 동점골이 터진 순간 황선홍 감독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포항은 18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3차전에서 산둥 루넝(중국)과 2-2로 비겼다. 극적인 드라마였다. 포항은 전반 이른 시간 2차례 페널티 킥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수비수 신광훈이 전반 12분 핸들링 파울로 퇴장 당하며 수적 열세에 놓인 터라 더욱 암담했다. 불운은 전반 23분까지였다. 2골을 먼저 내줬지만 심기일전했다. 상대를 힘차게 두들기며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전·후반 터진 김태수와 김승대의 연속 골로 짜릿한 승부를 연출했다. 황 감독은 “2실점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격려했다.

소득이 뚜렷했다. 당초 우려됐던 체력 문제는 없었다. 포항은 최근 흐름이 좋지 않았다. 15일 부산전에서 체력적인 문제로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부리람(태국) 원정을 다녀오면서 체력과 집중력이 같이 떨어졌다. 황 감독은 최전방 공격수 배천석이 부진하자 이례적인 쓴 소리를 했다. 선수들을 다잡기 위한 조치였다. 선수들은 어수선한 상황에서 놀라운 투혼을 발휘했다.

황 감독이 강조한 ‘빠른 축구’가 제대로 먹혀들었다. 황 감독의 축구철학은 짧은 패스에 한국축구의 특성인 속도감을 입히는 것이다. 10명이 싸운 포항은 산둥전에서 가능성을 엿봤다. 짧은 패스와 긴 패스를 섞어가며 상대 수비를 흔들었다. 뒷공간을 계속 파고들었다. 승부수는 통했다. 그는 “속도를 높여가는 게 중요한데 오늘 경기는 충분히 긍정적이었다. 선수들에게 이 부분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대의 골도 중요하다. 포항은 주전으로 기용할 만한 ‘원 톱’ 자원이 한정돼 있다. 제로(0)톱 전술을 활용해 중원 장악을 노리고 있다. 위력은 대단했다. 김승대-이명주-고무열-문창진-김태수 등이 자리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괴롭혔다. 공격수 역할을 하고 있는 김승대가 챔스리그에서 2경기 연속골을 넣으며 부족한 득점력을 메우고 있다. 문창진도 이날 좋은 활약을 펼치며 로테이션에 숨통을 띄웠다. 황 감독은 “신인급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고 당당하게 플레이해줬으면 한다”고 내부경쟁을 유도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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